취업·입시철 맞아 중국서 불법 '대리 건강검진' 성행

입력 2022-06-09 16:57
취업·입시철 맞아 중국서 불법 '대리 건강검진' 성행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취업 및 입시 철을 맞은 중국에서 불법 대리 건강검진이 성행하고 있다고 중국신문망이 9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최근 인터넷에 '건강검진 대행 서비스' 광고가 범람하고 있으며, 대행업체들은 전국에 지점을 두고 영업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고 전했다.

이들이 타깃으로 삼는 대상은 구직자나 대학 진학자들이다.

건강 문제로 취업이나 진학 길이 막히는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을 대신해 건강검진을 해주고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의 수수료를 챙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기업들의 신규 채용은 크게 줄어든 반면 올해 대학 졸업 예정자는 역대 최대인 1천67만명에 달해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잃지 않으려는 구직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 대리 건강검진을 유도한다.

우한의 한 대행업체는 "입사 시험에 합격했으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의뢰자에게 1천500 위안(약 28만원)을 요구하며 "오래전부터 거래하는 병원이 있다"며 "100% 성공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 키, 체중에 맞는 대리자가 대신 검진을 한다"며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대리자를 교체해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서비스한 뒤 수수료를 받는다"고 덧붙였다.

중국신문망은 건강검진 대행이 수년 전에 등장, 시장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이는 기업들의 부당한 관행이 적지 않은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감염병 보균자라는 이유로 채용을 거부하거나 B형 간염 검사 결과를 요구하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됐는데도 많은 기업이 여전히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대리 건강검진에 대한 관계 당국의 단속이 이뤄지지 않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중화의학회 위원인 정위밍 우한시 중심병원 건강관리센터 부주임은 "대리 건강검진은 부정행위"라며 "의료기관들이 자정에 나서고, 안면 인식법 등을 도입해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건강 상태를 은폐하고 입사한 뒤 대리 검진 사실이 드러나면 산업재해를 당해도 보상받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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