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투자 "금융시장, 1973년과 닮아…증시 반등, 물가 잡혀야"

입력 2022-06-09 13:46
유진투자 "금융시장, 1973년과 닮아…증시 반등, 물가 잡혀야"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금융시장이 1973년과 비슷하다며 본격적인 증시 반등은 물가 상승 통제가 확인돼야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강송철 연구원은 9일 "금리 상승이 이어지고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지금은 과거 상품(원자재) 가격 급등 시기 중 2000년이나 1973년과 비슷한데 상품 가격 상승 폭이나 물가 상승률은 1973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 측면에서 1973년은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던 시기"라고 말했다.

최근 주요 원자재 시장 가격 지표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골드만삭스 원자재지수(GSCI)는 작년 말 대비 현재 43% 올랐다. 이를 연율로 환산하면 100%가 넘는다.

원자재가 주요 자산 중 수익률 1위를 기록한 시기로는 2016년, 2007년, 2002년, 2000년이 있다.

또 1차 오일 쇼크 때인 1973년과 한국전쟁이 발생한 1950년 국제 원자재 가격 지수인 CRB(Commodity Research Bureau) 지수도 연간 기준 각각 57%, 59% 상승했다.

이 중 1970년대를 보면 미국 물가상승률은 8∼10% 가까운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

특히 미국 물가는 1974년 12월 12.3%까지 급등했고 연방기금 금리는 1972년 말 5.5%에서 1974년 6월 13%까지 인상됐다.

미국 증시는 S&P500지수 기준 1973년 1월 고점을 기록하고서 이듬해 12월에 바닥을 치고 급락세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실질 기준으로 보면 미국 증시는 1974년 말 이후에도 약세를 지속해 1982년에서야 바닥에 도달했다.

미국 증시 바닥은 1979년 폴 볼커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취임 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급격한 금리 인상이 단행되고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둔화하고서 통화정책이 완화 쪽으로 돌아선 이후에 나타났다.



강 연구원은 "지금 상품 가격 급등은 공급망 차질과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이례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1970년대와 다소 차이가 있으나 증시 반등을 위해선 물가 정점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은 부담이며 천연가스, 농산물, 가솔린 등 다른 상품 가격이 최근까지 신고가 경신을 지속하는 점도 단기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을 지속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강 연구원은 "본격 증시 반등은 연준이 긴축 정책을 지속해 물가 상승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 후에 가능할 것"이라며 "주식 투자자들은 상품과 금, 달러 등 인플레이션이나 금리 상승, 혹은 경기 하락 위험을 회피(헤지)할 수 있는 자산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indig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