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라글루타이드, 2형 당뇨병 소아·청소년 환자에 효과"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주 1회 피하 주사하는 2형 당뇨병 치료제 둘라글루타이드(제품명: 트루리시티)가 소아·청소년 환자에게 효과가 크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피츠버그 대학 의대 소아 내분비내과 전문의 실바 아슬라니안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임상시험 결과를 미국 당뇨병 협회(ADA: American Diabetes Association)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했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6일 보도했다.
임상시험 참가 환자는 모두 154명(10~18세)으로 평균 연령은 14.5세, 71%가 여성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2형 당뇨병 표준 치료제인 메트포르민만 복용하고 있었다.
임상시험은 참가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엔 둘라글루타이드를 1주일에 한 번, 다른 그룹엔 위약(placebo)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26주 동안 진행됐다.
결과는 둘라글루타이드 그룹이 장기적인 혈당 수치인 당화혈색소(A1c)가 7.0% 이하로 떨어졌다.
둘라글루타이드 0.75mg이 투여된 그룹은 당화혈색소가 0.6%, 1.5mg이 투여된 그룹은 0.9% 낮아진 반면 대조군은 0.6% 높아졌다.
공복 혈당은 둘라글루타이드 그룹이 평균 18.9mg/dL, 대조군이 17.1mg/dL 떨어졌다.
당화혈색소란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의 혈색소(헤모글로빈) 분자가 혈액 속의 포도당과 결합한 것이다. 적혈구는 일정 기간(약 120일)이 지나면 새로운 적혈구로 대체되기 때문에 당화혈색소는 대체로 2~3개월 동안의 장기적인 혈당치를 나타낸다. 당화혈색소가 6.5%를 넘으면 당뇨병으로 진단된다.
이 임상시험 결과는 둘라글루타이드가 2형 당뇨병 소아·청소년 환자에게 필요할 수 있는 추가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연구팀은 평가했다.
미국에서는 2형 당뇨병 소아·청소년 환자가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이후 2배 이상 급증했다.
둘라글루타이드는 소아·청소년 환자에겐 긍정적 또는 부정적 체중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다.
이들은 체질량 지수(BMI: body-mass index)가 같은 성별과 연령대의 백분율 순위가 85위 이상이었다.
앞서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는 이번 임상시험에서 사용된 0.75mg과 1.5mg 용량의 경우 투여 후 6~12개월 사이에 체중이 1.4kg~3.0kg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
부작용은 예상한 대로 설사, 구토, 오심 등 위장장애였다. 심한 저혈당은 나타나지 않았다.
안전성은 성인 환자 대상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것이 소아·청소년 환자가 대상이 된 이번 임상시험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
일라이 릴리(Eli Lilly) 제약회사 제품인 둘라글루타이드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2형 당뇨병 치료제로 201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성인 환자용으로 승인을 받았다. 소아·청소년 환자용으로는 아직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성인 환자용으로 모두 4가지 용량(0.75mg, 1.5mg, 3.0mg, 4.5mg)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 임상시험이 시작된 것은 3.0mg와 4.5mg 용량이 승인된 2020년 9월 이전이기 때문에 이 두 용량은 임상시험에서 사용할 수 없었다.
이 임상시험 결과는 의학 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최신호에도 게재됐다.
s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