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신임 산은 회장, 노조 저지에 첫 출근 무산

입력 2022-06-08 09:51
강석훈 신임 산은 회장, 노조 저지에 첫 출근 무산

노조 "부산 이전 철회해야"…姜 "일하고 싶다. 대화로 해결하자"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강석훈 신임 산업은행 회장이 8일 오전 첫 출근길에 나섰지만, 노조의 저지로 본점 집무실에 들어서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

산은의 부산 이전 공약과 관련해 노조가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있어 출근길 대치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날 산업은행 회장으로 임명된 강 회장은 이날 오전 8시 50분께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 도착했으나 미리 정문에 대기하고 있던 노조원들에 막혀 내부 진입에는 실패했다.

노조원들은 "산은 본점 지방 이전 임무를 받고 온 낙하산 회장을 거부한다"며 정문 앞을 지켰다.

강 회장은 "여러분과 일하고 싶다. 대화로 해결하자"고 했으나 노조원들의 구호로 대화를 이어가지 못한 채 출근 차량으로 다시 발길을 돌렸다.

강 회장은 인근 호텔 등지에 임시 집무실을 차리고 업무 파악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 노조는 "산은의 지방 이전이 지역균형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고 반대로 국가 경쟁력만 훼손할 것"이라며 이전 반대 입장을 지속해서 밝혀왔다.

산은 노조는 성명을 내고 "신임 회장이 본점 지방 이전 미션을 부여받고 온 것이라는 점은 자명하다"며 "우리는 그의 산은 출입을 단 한 발짝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 좀 안다'는 사람이면 모두가 반대하는 본점 지방 이전을 추진할 낙하산의 출입은 결단코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신임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 브레인'이었다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선 '윤석열 경제교사'로 활약한 정책통 정치인 출신의 경제 전문가다.

20대 총선 이후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에서 2016∼2017년 경제수석을 지냈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엔 정책특보를 맡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함께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밑그림을 그리는 데 참여했다.

강 회장은 전날 임명 후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산업은행 전 구성원과 함께 당면 과제들을 풀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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