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세르크 재개…미우라 생전 얘기 토대로 친구·제자가 만든다
연재 30년 넘도록 미완…"고인 이야기서 일탈하지 않게·살붙이지 않는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일본 작가 미우라 겐타로(1966∼2021)의 미완성 만화 '베르세르크' 시리즈가 재개된다.
일본 출판사 하쿠센샤는 베르세르크의 연재가 이달 24일 발매 예정인 만화잡지 '영애니멀' 13호부터 재개된다고 7일 발표했다.
고인이 생전에 일상적으로 들려준 베르세르크의 스토리와 그가 남긴 메모, 캐릭터 디자인 등을 토대로 친구이자 작가인 모리 고지와 미우라의 제자들이 활동하는 만화 스튜디오가 후속편을 만든다.
영애니멀 편집부는 "미우라 겐타로는 생전에 친한 친구이자 만화가인 모리 고지에게 베르세르크의 스토리와 에피소드에 관해 이야기했다. 또 스튜디오 스태프에게도, 편집 담당자에게도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친구나 편집부 관계자와 이처럼 작품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만화가로서 당연한 일상이었고 25년 이상 이런 상호 작용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편집부는 "오랜 시간을 미우라와 보낸 우리들의 머리와 마음에는 미우라의 생각이 쌓여 있다. 미우라가 그린 구상 메모와 캐릭터 디자인도 발견됐다"며 "그것을 팬들 누구에게도 전하지 않고 이야기를 끝내는 것에 큰 거부감을 느낀다"고 연재 재개의 배경을 밝혔다.
이어 "미우라가 만들려고 했던 원고를 우리들이 완벽하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미우라가 이야기했던 것에서 절대 일탈하지 않도록 만화를 구성하겠다"고 제작 방침을 설명했다.
모리는 "미우라 자신이 말한 에피소드만 하겠다. 살붙이기는 하지 않겠다"며 "당연히 완전한 형태는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미우라가 그리고 싶었던 이야기를 거의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달부터 연재가 재개되는 베르세르크에는 '원작: 미우라 겐타로, 만화: 스튜디오 가가, 감수: 모리 고지'로 제작에 참여한 이들이 표기된다.
1985년 작가로 데뷔한 미우라는 1989년부터 영애니멀의 전신인 애니멀하우스에서 베르세르크 연재를 시작했다.
중세 유럽을 연상하게 하는 무대를 배경으로 세밀한 묘사를 앞세운 베르세르크는 단행본 기준 세계 각국에서 누적 5천만부 넘게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됐다.
시작한 지 30년이 넘도록 완결되지 않았으나 미우라가 작년 5월 급성 대동맥 박리로 갑자기 별세하면서 미완성 상태로 연재가 중단돼 전 세계 독자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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