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금감원장에 이복현 전 부장검사…경제·금융 수사통(종합)

입력 2022-06-07 15:00
수정 2022-06-07 15:04
신임 금감원장에 이복현 전 부장검사…경제·금융 수사통(종합)

첫 검찰 출신 금감원장…금융위 "금융사 준법 경영 조성 적임자"

금융권 일각서 금융시장 감독에 대한 '칼바람' 우려도 제기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 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 이복현 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가 7일 내정됐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이날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정은보 전 금감원장 후임으로 이복현 전 부장검사를 임명 제청했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검찰 출신 금감원장은 금감원 설립 이래 처음이다.

이복현 내정자는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공인회계사 시험과 사법 시험에 동시 합력한 검찰 내 대표적인 경제·금융 수사 전문가며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 형사부장을 역임했다.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분식회계 사건 수사를 맡아 삼성그룹 불법 합병 및 회계 부정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불구속기소 했으며 이 과정에서 금감원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 내정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2006년 대검 중수 1과장을 맡아 현대차 비자금과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에 수사할 당시 같이 일하는 등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돼왔다.

2013년에는 국정원 댓글 수사팀에서 국정원의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했고, 2016년에는 박영수 특검팀에서 국정농단 수사를 한 바 있다.

그는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이 일명 '검수완박법'으로 불리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일부 개정안 입법을 당론으로 채택한 것에 반발해 사표를 내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금융위는 "검찰 재직 시절 굵직한 경제범죄 수사 업무에 참여해 경제 정의를 실현한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기업의 준법 경영 환경을 조성하고 금융소비자 보호 등 금감원의 당면 과제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적임자로 평가돼 신임 원장으로 제청했다"고 밝혔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검찰 출신이 금감원장으로 내정되자 금융권, 특히 자본시장 쪽에 감독과 제재가 강화되면서 칼바람이 불 수 있다며 우려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자본시장에서 불공정 거래를 척결하겠다고 밝힌데다 문재인 정권 당시 미흡했다고 지적받은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대규모 금융 관련 의혹들에 대해 철저한 검증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관료 출신이 아닌 검찰 출신이 금감원장으로 오게 되면서 금융사에 칼날 같은 잣대를 댈 수 있을 것 같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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