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기업 77% "서방 제재 적응 중"…중국·중앙아에 관심

입력 2022-06-08 06:42
러 기업 77% "서방 제재 적응 중"…중국·중앙아에 관심

극동 활용 대체 물류 통로도 개척…"크림 병합 때처럼 새 환경 적응"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 제재 이후에도 러시아 기업 70% 이상이 달라진 경제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기업가 권리 보호 연구소가 자국 기업 6천3곳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86.8%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제재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또 이 가운데 77.4%는 제재로 인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했거나 적응 중이라고 했다.

제재에 대처하지 못해 경영을 중단하기로 한 곳은 11.7%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참가 기업들은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으로 수요 감소, 자금 부족, 물류난 등을 꼽았다.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한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6.4%가 어려운 상황을 인식하고 근본적인 변화와 새로운 경제 모델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전망이 없다'는 답변은 3.8%에 불과했다.

러시아 기업들이 서방 제재에 대응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습은 최근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경제 행사에서도 나타났다.

7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블라디보스토크무역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연해주정부 청사에서는 러시아 기업가, 상공회의소 관계자 등 70여 명이 참석한 '제6회 국제 수출입의 날 포럼'이 열렸다.

당시 금융, 물류, 새 사업 파트너 확보 등 분야에 대한 논의에서 참여자 다수는 "상황이 이전보다 많이 어려워졌지만, 해결 방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는 의견을 내놨다.

특히 러시아 기업들은 유럽 등을 대체할 새 사업 파트너로 중국, 동남아시아 국가뿐만 아니라 지리적 근접성과 문화·경제적 유사성이 높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서방 선사들의 운항 중단 등에 대응하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항 등 러시아 극동을 경유하는 대체 물류 통로 개척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코트라 블라디보스토크무역관 채병수 부관장은 "러시아 기업들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지난 3개월여간 어려움을 겪었으나 2014년 크림반도 병합 때처럼 서방 제재 이후의 새로운 경제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기업들이 현재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우리 기업의 대러 비즈니스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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