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족의 수난…말레이 향하던 50여명 태국섬에 버려져

입력 2022-06-07 10:04
로힝야족의 수난…말레이 향하던 50여명 태국섬에 버려져

경찰 "밀항선 선장, 말레이라고 속여"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의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약 60명이 태국의 한 섬에 버려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7일 일간 방콕포스트와 네이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4일 남부 사뚠주 국립공원 내 한 섬의 해안가 바위에 로힝야 난민 59명이 앉아 있는 것을 해군이 발견했다.

이들은 성인 남성 및 여성이 각각 31명과 23명이었고, 소년·소녀가 각각 3명, 2명이었다.

난민들은 경찰에서 어선을 타고 방글라데시에서 말레이시아로 향하는 길이었지만, 선장이 말레이시아에 도착했다면서 이 섬에 내리게 했다고 진술했다.

수라찻 학빤 태국 경찰청 차장은 로힝야 난민 59명이 지난 3일 밤 음식도 물도 주어지지 않은 채 해군에 의해 구조될 때까지 그 섬에 버려졌다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수라찻 차장은 로힝야족 178명이 말레이시아에 일자리를 찾아주겠다며 접근한 말레이시아 브로커에게 한 사람당 5천 링깃(약 143만원)을 주고 방글라데시에서 밀항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 중 먼저 출발한 119명은 말레이시아에 도착했지만, 현지에서 체포됐고 이 사실을 알게 된 두 번째 선박 선장이 로힝야족 59명에게 말레이시아에 도착했다고 속여 섬에 버렸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태국 국가안보위원회(NSC) 수폿 말라니욤 위원장은 태국 관리들이 로힝야족 밀항 범죄에 연루됐는지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미얀마의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약 75만 명은 2017년 미얀마군의 소탕 작전에 방글라데시로 피신해 난민캠프에 모여 산다.

난민 가운데 일부는 국교가 이슬람교인 말레이시아에 들어가 일자리를 찾는 것을 목표로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밀항을 시도하다가 수개월씩 바다를 떠돌거나, 목숨을 잃기도 한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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