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크다'·'남편 본받아라'…힐러리, 대선때 성차별 시달려
전 보좌관 "버락 오바마에게도 같은 말 하겠나"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힐러리 클린턴 미국 전 국무장관이 2016년 대선에 출마했을 당시 성차별적 발언에 지속적으로 시달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최측근인 후마 애버딘 전 보좌관은 이날 영국에서 열리는 유명 연례 문학 축제인 '헤이 페스티벌'에 참석, 이런 성차별이 2008년 미 대선 민주당 경선 후보로 출마했을 때부터 2016년 대선 후보로 나섰을 때까지 이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남자 정치인을 본받으라', '목소리가 너무 크다', '화난 것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말할 때는 손녀 사진을 들여다 보라'와 같은 발언을 들었으며, 그와 선거 팀은 이 같은 말을 웃어넘겨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 보리스 존슨이나 버락 오바마에게 그런 말을 하겠는가"라고 덧붙였다.
클린턴 전 장관 대선 대응팀에 미디어 교육을 한 할리우드의 한 감독은 '클린턴이 본보기로 삼아야 하는 여성 롤모델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남편(빌 클린턴) 아니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라는 답을 내놨다고 아베딘 전 보좌관은 회고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성 추문에 휩싸였던 남편 빌 클린턴을 떠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중의 비판을 받았다고도 애버딘 전 보좌관은 전했다.
한편, 이 같은 경험을 한 고위 여성 정치인은 비단 클린턴 전 국무장관만이 아니다.
미국 역사 최초의 여성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도 종종 성차별적 발언에 노출됐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의원 스티브 볼드윈은 해리스의 취임 후 페이스북에 "윌리 브라운(전 샌프란시스코 시장)이 해리스의 커리어를 쌓아줬다. 해리스가 그와 성적인 관계를 맺었기 때문"이라는 글을 올렸다.
뉴욕타임스는 이를 두고 "이는 여성이 마주하는 일반적인 전술"이라며 "여성을 성적 대상화해 그들의 성공을 남성과의 관계로 축소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해리스를 "화가 나 있는 여성"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전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하이디 무어는 "다른 모든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여성 정치인은 성격, 취약점 등과 관련해 남성 정치인보다 더 많이 지탄받는다"며 "만약 여성 정치인이 버니 샌더스처럼 헝클어지고 고함을 치면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미 하버드대학 연구진은 앞서 유권자들이 권력을 추구하는 여성에게는 경멸과 분노의 감정을 느끼는 반면 권력을 추구하는 남성은 강하고 유능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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