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스라엘 핵무기 보유 묵인하는 IAEA, 이중잣대"
외무장관 "IAEA 통해 미국과 유럽이 정치적 행동하면 즉각 대응"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이 이스라엘의 핵무기 보유를 묵인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행태는 이중잣대라고 비난했다.
4일(현지시간) 이란 외무부에 따르면 사이드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의 비밀 핵무기 프로그램을 묵인하는 그 누구도 이란의 평화적 핵 활동에 대해 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IAEA는 이스라엘의 핵무기 보유를 간과하면서 이란에는 노골적인 이중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며 "이란은 NPT(핵확산금지조약) 서명국으로써 IAEA가 더는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외무부의 이번 성명은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가 텔아비브에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을 만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베네트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 외교적 방법을 선호하지만, 독자적인 군사 행동도 취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IAEA는 보고서에서 이란이 핵폭탄 1개를 제조하는 데 거의 충분한 양의 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국 내 핵 물질 조사와 관련해 신뢰할 만한 해명도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이와 관련해 이란을 규탄하는 IAEA 이사회 결의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3일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 대표와 통화에서 "미국과 유럽이 IAEA를 통해 정치적인 행동을 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대응을 즉각적으로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내 유일한 비공식 핵보유국인 이스라엘은 앙숙인 이란의 핵무장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증거가 드러나지 않는 이른바 '그림자 전쟁'을 통해 이란 핵시설을 타격해 왔다.
최근 이스라엘군은 전투기와 공중급유기, 잠수함 등 전략자산을 총동원한 이란 핵시설 타격 훈련 모습을 이례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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