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텍사스 총격참사 유족, AR 소총 제조업체 상대로 소송 준비
10살 희생자 아빠, 범인에 판 무기와 마케팅 정보 공개 요구
총기업체, 비디오게임 홍보하듯 젊은 층 상대로 광고해 논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 텍사스주 초등학교 총격으로 숨진 한 아이의 유족이 AR-15 소총 제조업체를 상대로 소송 준비 절차에 들어갔다고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유족 앨프리드 가자는 이날 총기업체 대니얼 디펜스에 AR-15 소총 마케팅 및 판매와 관련한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앨프리드 가자는 지난달 24일 총격으로 숨진 애머리 조 가자(10)의 아빠다.
대니얼 디펜스는 총격범 샐버도어 라모스(18)가 사용한 무기 AR-15 소총을 판매했고, 젊은이들을 겨냥한 공격적인 총기 마케팅을 펼쳐 논란이 된 업체다.
가자를 대리하는 변호사는 대니얼 디펜스가 청소년과 어린이들을 상대로 총기 광고를 해왔다며 회사가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자는 대니얼 디펜스가 라모스에 AR 소총을 판매할 때 주고받은 내용, 비디오게임 형식의 총기 마케팅과 관련한 정보 제출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총격 사건이 발생한 텍사스주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 소속 교직원 에밀리아 머린도 유사한 법적 조치에 나섰다.
머린은 텍사스 법원이 대니얼 디펜스를 상대로 총기 마케팅과 로비 현황, AR 소총 판매 등 매출액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는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텍사스 주법에 따르면 원고는 소를 제기하기에 앞서 증거 수집을 위해 피고 측의 관련 정보 공개를 요구할 수 있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은 텍사스 총격 유족과 교직원이 대니얼 디펜스의 부적절한 총기 마케팅을 문제 삼는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첫발을 내디뎠다고 전했다.
조지아주의 가족 소유 기업인 대니얼 디펜스는 소매점에 총기를 납품해온 업계의 관행과 달리 고객에게 온라인으로 직접 판매하는 사업 모델을 일찍 도입했고, 비싼 무기를 쉽게 살 수 있게 할부로 판매했다.
특히 '콜 오브 듀티' 등 1인칭 슈팅 비디오게임을 연상케 하는 광고, 아동과 산타 복장의 남성이 총기를 든 광고를 내기도 했다.
NPR은 텍사스 총격 유족의 정보 공개 요구는 2012년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에 따른 소송 사례를 참고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총기 제조사들은 통상 총기판매보호법(PLCAA)에 따라 범죄자를 포함한 제삼자의 총기 오용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
하지만, 샌디훅 총격의 한 유족은 총기 업체 레밍턴을 상대로 무기 오남용의 위험이 높은 사람을 상대로 부적절한 마케팅을 펼쳤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당시 코네티컷주 대법원은 총기판매보호법이 아닌 불공정거래행위법을 적용해 유족의 소 제기를 인정했다.
이후 레밍턴은 올해 초 소송을 낸 유족에게 7천300만 달러(910억 원) 합의금을 지급했고, 현재 이 업체는 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
다만, 텍사스주 총격 유족이 소송을 내더라도 텍사스주 법원은 코네티컷주 법원과는 다른 판단을 할 수도 있어 소송의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라고 NPR은 전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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