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강수량 평년의 5.6% 불과…가뭄에 노지 밭작물 가격 들썩
도매가 1년 전보다 양파는 97%·감자는 57% 올라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신선미 기자 = 올해 들어 가뭄이 지속되면서 양파와 감자 등 노지 밭작물의 작황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의 전반적인 물가 상승 흐름 속에서 가뭄까지 겹치자 이들 채소의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국 누적 강수량은 160.7㎜로 평년(310㎜)의 52% 수준에 그쳤다.
더욱이 기상청 수문기상 가뭄정보시스템의 통계를 보면 지난달 2일부터 이달 1일까지 한 달간 전국의 평균 누적 강수량은 평년(104.2㎜)의 5.6% 수준인 5.8㎜에 불과하다.
지난달 말 기준 저수지 저수율도 58.8%로 평년의 9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노지 밭작물을 중심으로 채소 작황도 타격을 받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4∼5월 강수량이 평년에 비해 크게 적은데다 일교차도 커 양파와 마늘의 작황이 작년보다 부진하고, 이에 따라 단위당 수확량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초만 해도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던 양파의 경우 가격 하락으로 인해 재배 농가가 줄면서 재배 면적도 감소했다.
여기에다 건조한 날씨와 가뭄이 이어지면서 시장에 나가는 A급 상품의 물량이 부족해져 가격이 오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 유통정보(KAMIS)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달 2일 기준 양파 15kg의 도매가격은 1만7천840원으로 1년 전 9천75원보다 96.6% 올랐다. 한 달 전의 1만2천946원과 비교해도 37.6% 상승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특히 지금은 중생종 양파가 시장에 나와야 할 시기지만 조생종 양파 가격이 높아 9월까지 저장 가능한 중생종 양파가 시장에 잘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가락시장 관계자는 "올해는 가물어서 알이 굵은 양파가 적고, 작황 상황이 좋지 않은데 이런 것들이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노지 밭작물인 마늘 역시 제주를 제외한 전국 주요 산지에서 생육지표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나쁜 것으로 조사됐다.
감자도 가뭄과 건조한 날씨 때문에 작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농업관측센터는 노지 봄감자 생산량이 34만1천∼35만4천t(톤)으로 작년보다 6.7∼10.2% 감소함에 따라 6월 감자 출하량도 작년보다 6.5%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올해 감자 농가 중 마늘이나 생강 재배 등으로 전환한 농가가 많아 재배 면적도 20%가량 줄어든 상태다.
유통업계에서는 재배면적 축소에다 가뭄으로 인한 출하량 감소까지 겹치면서 가격 인상 폭도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감자는 이달 2일 기준 20kg 도매가가 3만8천120원으로 1년 전의 2만4천284원보다 57% 상승했다.
농식품부는 감자 수급 안정을 위해 올해 초부터 도매 시장을 통해 국산·수입산 비축 감자를 공급하고 있다. 가공용 감자 1만2천810t에는 연말까지 관세율을 0%로 낮추는 할당관세를 적용했다.
일조량과 물이 작황에 큰 영향을 주는 노지 재배 옥수수 역시 가뭄이 가격 불안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만약 이달 중순까지도 비가 오지 않을 경우 열매를 맺지 못하거나 맺더라도 상품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좋은 품질의 옥수수는 가격이 치솟고 반대로 상품성이 떨어지는 물량들은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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