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우크라이나 도우려 러시아에 사이버공격 했다"

입력 2022-06-03 16:09
미 "우크라이나 도우려 러시아에 사이버공격 했다"

미 사이버사령관 "공격·방어·정보작전 등 광범위한 작전"

백악관 "러시아 대한 직접 군사개입은 아냐"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러시아를 상대로 사이버공격을 수행한 사실을 확인했다.

폴 나카소네 미군 사이버사령관은 1일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해킹 부대인 미 사이버사령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하기 위해 일련의 사이버 작전을 벌였음을 확인했다.

미 국가안보국(NSA) 국장을 겸하는 나카소네 사령관은 이 인터뷰에서 "우리는 공격과 방어, 정보 작전 등 모든 범위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연이어 작전을 펼쳤다"고 말했다.

어떤 작전이 수행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들 사이버 작전이 적법했고 철저한 군대 내 민간 감독, 미 국방부가 결정한 정책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CNN 방송은 보통 비밀에 부쳐지게 마련인 해킹 작전을 미군이 공개적으로 시인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지적했다.

미군이 사이버공격 사실을 이례적으로 밝힌 것은 러시아에 맞서면서도 긴장이 고조할 우려가 없는 영역이 사이버 공간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CNN은 분석했다.

실제로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미 사이버사령부의 러시아에 대한 사이버 공격 행위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초 입장과 어긋나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미국의 우방이 공격받지 않는 한 우크라이나 전쟁 동안 러시아와 군사적으로 직접 관여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었다.



미 정부 관리들은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미국과 우방이 러시아를 상대로 광범위한 징벌적 제재를 부과한 것에 반발해 러시아가 미국 기간시설을 겨냥해 사이버공격을 가할 위험을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을 노린 러시아 측의 눈에 띄는 보복 해킹은 아직 없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 방어능력 향상을 비롯한 다양한 이유를 제시한다.

미 정부 고위 국방정보 관리는 러시아는 미국에 보복 사이버공격을 했을 때 미국이 러시아의 전투 능력 등에 어떤 방식으로 든 영향을 줘 군사작전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까닭에 모험하려 들지 않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어 "러시아로서는 미국의 사이버 전투력이 어느 정도인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전선에 뛰어드는 것에 대해 확신하지 못할 것"이라며 "사이버 전쟁은 새로운 영역으로 어느 한 나라가 지배하기엔 충분히 오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CNN은 미 사이버사령부가 러시아의 침공이 임박했다고 예상되던 작년 12월 우크라이나의 사이버 방어를 강화하는 것을 돕고 러시아의 잠재적인 해킹 위협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요원들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단행되기 직전인 2월 현지에서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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