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중국이 공들이는 솔로몬제도에 1천600억원 지원

입력 2022-06-03 16:18
세계은행, 중국이 공들이는 솔로몬제도에 1천600억원 지원

중국 지원책 나오자 "공항 인프라 등에 지원"

남태평양서 영향력 확대하는 중국 견제용인 듯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세계은행이 중국과 안보 협정을 체결한 솔로몬제도에 1억3천만달러(약 1천600억원)의 인프라 개선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은행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기구로, 이번 지원 계획은 남태평양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될 수 있다.

세계은행은 전날 발표한 설명에서 이번 자금에는 솔로몬제도의 수도 호니아라 등의 공항 시설을 개선하기 위한 8천900만달러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 4천100만달러가 투입될 프로젝트 3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애넷 리스 세계은행 솔로몬제도·바누아투 주재 대표는 지원 이유에 대해 "신뢰할 수 있고, 기후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교통 연계를 제공하는 것이 솔로몬제도의 중요한 과제"라며 "새로운 프로젝트는 항공 운송 인프라 분야에서 중요 문제들을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은행의 이번 지원 계획은 중국이 솔로몬제도 및 남태평양 섬나라들에 대해 전면적 지원 구상을 밝힌 직후에 나온 것이다.

중국은 올해 4월 중국 함정을 솔로몬제도에 파견하고 현지에서 보급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 안보협정을 솔로몬제도와 체결했다.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무관세 통관, 무역·투자 편리화, 체육시설 및 병원 건설 지원, 방역 지원, 법 집행 협력, 경찰력 구축 지원, 민간 항공 수송 협력, 기후변화 지원도 약속하는 등 솔로몬제도에 공을 들이고 있다.

또 키리바시, 사모아, 피지, 통가, 바누아투, 파푸아뉴기니, 니우에, 쿡제도, 미크로네시아 등 이 지역 다른 섬나라에도 안보·경제 협력 확대 방안을 제시하는 등 관계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

솔로몬제도는 호주 북동쪽에서 약 2천km 떨어진 곳에 있는 2만8천400㎦ 면적의 섬나라로 인구는 70만명 정도이지만, 태평양에서 중국과 대립하고 있는 미국, 호주의 입장에서는 군사적 요충지다.

미국과 호주는 이 지역에서의 중국의 영향력 확대가 중국군 진출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남태평양 국가들과 관계 개선에 나서는 등 중국 견제에 나섰다.

세계은행의 이번 결정은 미국이 세계은행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는 노림수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세계은행은 빈곤 퇴치와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을 지원한다는 목표로 설립된 국제기구지만 의사 결정에 있어서는 미국이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미국은 세계은행 지분의 16.8%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다음으로 일본(7.9%), 중국(5.6%), 독일(4.3%), 영국(4.0%) 순이다. 주요 회원국 중 중국을 제외하면 모두 미국의 우방이다.



withwi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