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중 경찰·소방관이 심뇌혈관질환 위험 가장 높아

입력 2022-06-05 06:13
공무원 중 경찰·소방관이 심뇌혈관질환 위험 가장 높아

연세의대, 공무원 114만명 심뇌혈관질환 발생률 11년 분석

수면장애·스트레스·사고현장 근무가 위험 키워…건강대책 강화해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현충일을 앞두고, '국민 지킴이'인 경찰관과 소방관이 일반 공무원에 비해 현격히 높은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에 시달린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윤진하 교수팀은 2006∼2017년 국민건강보험 청구자료에 등록된 경찰관(10만5천219명), 소방관(2만7천493명)의 심뇌혈관질환 위험도를 전체 공무원(114만6천73명) 평균치와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조사 기간 중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한 건수를 연령, 성비 등에 따라 조정한 개념의 '표준화 발생비'(SIR)를 적용해 공무원 직종별 심뇌혈관질환 위험도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전체 공무원의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도를 1로 놓을 때 경찰관과 소방관의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도는 각각 1.74, 1.22로 평가됐다.

특히 공무원 중 교육공무원과 대비하면 경찰관과 소방관의 심뇌혈관질환 위험도는 각각 2.10배, 1.51배로 격차가 더 컸다. 이는 전체 공무원 중 교육공무원의 심뇌혈관질환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세부 질환별로 보면 경찰관의 경우 부정맥 발생(2.04배), 소방관의 경우 심근경색(1.54배)의 위험도가 전체 공무원 평균에 대비해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뇌혈관질환은 관상동맥이 좁아져서 생기는 협심증, 심근경색증과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뇌졸중, 부정맥 등이 대표적으로, 치료가 늦어지면 생명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연구팀은 경찰관과 소방관이 교대근무를 자주 하고 사건 사고 현장에 출동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에 수면장애와 스트레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직업적 위험요인에 상시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경찰관이나 소방관이 화재, 사건·사고 현장, 도로 근무 등에서 피할 수 없는 연기나 유독가스, 대기오염물질, 미세먼지, 소음 등도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봤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미국에서 보고된 것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윤진하 교수는 "미국에서는 65세 미만의 경찰관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일반인의 2.1배로 추산됐다"면서 "소방관도 경찰관보다 낮긴 했지만, 위험도 자체가 높은 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경찰관과 소방관은 국가와 사회의 안위를 지키는 데 꼭 필요한 직업인만큼 더 건강해야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다"면서 "경찰과 소방관에게 유독 발생 빈도가 높은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건강 대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연세의학저널'(YMJ)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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