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북핵고도화 한중이해에 어긋나"·양제츠 "외교적 역할"(종합)
북핵실험 임박설 와중에 통화…"실질적 협력 확대·역내 평화 기여 협력" 공감
양제츠 "민감문제 적절 처리"…IPEF 참여·한미일 공조 강화에 견제구
(서울 베이징=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조준형 특파원 =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2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과 전화 통화를 갖고 임박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의 제7차 핵실험을 막기 위한 중국 정부의 역할을 당부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날 유선 협의에서 먼저 한국 새 정부 출범을 전후해 한중 고위급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이해 양국이 상호 존중과 협력의 정신 아래 새로운 한중 협력의 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도록 각 급에서 소통·교류를 강화, 일부 사안에 대한 이견을 좁혀나가는 노력을 하자는데 뜻을 같이했다.
아울러 양국 국민이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협력을 확대하고, 역내 평화·번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도 했다.
김 실장은 특히 북한의 지속적인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가 한반도와 역내 안정을 저해함으로써 한중 양국의 이해에도 부합하지 않음을 강조하고, 북한이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대화에 복귀할 수 있도록 중국 측이 적극적·건설적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이은 핵실험 임박설이 유력하게 제기된 상황에서 중국의 적극적인 대 북한 설득 노력을 요청한 것이다.
이에 양 정치국원은 한반도 정세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면서, 중국도 남북관계 개선과 이에 대한 외교적 해결을 위해 가능한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답변했다.
대통령실은 양측이 한중 우호 협력 관계의 심화와 발전을 위해, 앞으로 서로 편리한 시간과 장소에서 대면 협의를 포함, 계속 긴밀히 소통하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측 발표에 따르면 양 정치국원은 이날 통화에서 "진정한 다자주의를 함께 수호하며, 민감한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민감한 문제의 적절한 처리' 라는 표현은 중국 당국자들이 한국과 소통할때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와 같은 갈등 현안에 대한 견제의 의미를 담아 거론할 때가 많았다.
양 정치국원이 '진정한 다자주의'를 언급하면서 이 표현을 사용한 것은 최근 한국이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 참여하고, 한미일 안보 공조를 강화하려 하는 상황과 관련한 견제의 맥락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중국은 미국의 IPEF 출범과 동맹국과의 안보 협력 강화를 중국 견제를 위한 '소그룹 외교'라고 비판하며 '진정한 다자주의'를 강조해왔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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