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부실채권비율 0.45% '역대 최저'…"착시 효과 우려"(종합)
3월말 부실채권비율 0.05%p↓…대손충당적립률 181.6%로 15.7%p↑
대출 만기 연장 등 영향 지적도…금감원 "손실흡수능력 확충 유도"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 이자가 석 달 이상 밀린 대출 등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금융리스크를 대비한 대손충당 적립률이 높아지면서 은행의 자산 건전성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정부의 소상공인 등 취약층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조치 때문에 부실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착시 효과'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 은행에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지속해서 주문할 방침이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45%로 작년 4분기 말보다 0.05%포인트 하락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작년 동월 말과 대비해도 0.17%포인트 줄었다.
지난 3월 말 기준 부실 채권은 10조8천억원으로 작년 4분기 말 대비 1조원이 감소했다.
기업 여신이 9조2천억원으로 전체 부실 채권의 84.9%를 차지했고 가계 여신이 5천억원, 신용카드 채권이 1천억원 순이었다.
올해 1분기 중 신규 발생한 부실 채권은 1조8천억원으로 작년 4분기보다 8천억원 감소했다. 부실채권 정리 규모는 2조8천억원으로 1천억원 늘었다.
지난 3월 말 기준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81.6%로 작년 4분기 말보다 15.7%포인트 상승했다. 작년 동월 말과 대비하면 44.3%포인트 개선된 수치다.
금감원은 지난 3월 말 기준 은행의 자산건전성 지표가 작년 4분기 말보다 개선되면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부실채권 비율이 지속해서 하락하고 부실을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상승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시장금리 급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하고 있으며 만기 연장·상환 유예 등 각종 금융 지원 조치가 추후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은행이 대내외 경제 충격에도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대손충당금 및 자본 등 손실흡수 능력 확충을 지속해서 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대손충당금 적립 내역을 지속해서 점검하고 대손충당금 및 자기자본 확충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대손충당금 산정 시 미래전망정보를 합리적으로 반영하도록 개선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조치가 정상화될 경우 잠재된 부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표만 보면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좋아진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계속 연장되는 취약층에 대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조치의 영향도 적지 않다"면서 "이런 착시 효과 가능성을 고려해 은행들이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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