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PCR 검사비 유료화 확산…상하이 내달부터 3천원 내야
중앙정부→지방정부→주민 부담 전가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무료로 해왔던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유료화하는 중국 지방 정부들이 늘고 있다.
중앙정부가 검사 비용을 떠넘기자 재정난을 겪는 지방 정부들이 이를 주민에게 전가하는 양상이다.
상하이시 위생건강위원회 우징레이 주임은 지난달 31일 방역 브리핑에서 "PCR 무료 검사가 6월 30일 종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상하이 시민들은 오는 7월부터 PCR 검사를 받으려면 1인당 16 위안(약 3천원)을 내야 한다.
대신 의무 검사 기간은 48시간 이내에서 72시간 이내로 완화했다.
공공장소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PCR 검사 음성증명서를 제시해야 해서 사회 활동을 하려면 검사가 필수적인데 그 비용을 주민들이 부담하게 된 것이다.
앞서 쓰촨성 랑중시가 지난달 28일 매주 한 차례 PCR 검사를 의무화하면서 3위안(약 500원)의 검사비 징수 계획을 밝혔다가 반발이 거세지자 원하는 사람만 받도록 했다.
깐수성 딩시 룽시현과 퉁웨이현, 허베이성 친황다오시 산하이관구도 최근 공공장소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매주 한 차례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면서 비용을 검사자가 내도록 했다.
PCR 검사를 유료화한 곳은 대부분 재정난을 겪는 빈곤 지역이다.
상주인구 62만3천명인 랑중시는 지난해 예산이 15억2천만 위안(약 2천837억원)에 불과한데 모든 주민 PCR 검사를 하려면 한 번에 220만 위안(약 4억1천만원)이 소요된다.
코로나19 확산과 봉쇄에 따른 경제적 충격으로 대부분 지방 정부들이 재정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장기간 봉쇄된 상하이와 지린성을 비롯해 10개 성급 행정구역이 지난 4월에만 10% 이상 재정 수입이 감소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방정부 재정 수입의 주 원천인 국유토지 매각 대금은 올해 1∼4월 작년 동기보다 30%가량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정부는 일상적인 PCR 검사 비용을 지방정부에 전가했다.
중국 국가의료보장국 책임자는 최근 "일상적 코로나19 검사 비용은 지방정부가 부담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고 밝혔다.
쑤저우증권은 중국의 4대 '1선 도시'와 30개 성도급 '2선 도시'의 PCR 검사 비용만 연간 1조7천억 위안(약 31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재정 수입 감소에 PCR 검사비까지 떠안게 된 지방 정부들이 점차 검사를 유료로 전환할 것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전망했다.
지린성 쓰핑시가 지난달 31일 2회 이상 PCR 검사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행정구류 10일에 500 위안(약 9만3천원)의 벌금을 물고, 신상을 언론에 공개한다고 밝혀 논란을 키웠다.
웨이보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일상생활을 위해서는 정례적인 PCR 검사가 필수적"이라며 "검사를 강요하면서 비용은 주민에게 떠넘긴다"고 적었다.
종전처럼 무료로 하거나 유료화하려면 공공장소 등 출입 때 PCR 검사 결과를 확인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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