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애거사', 멕시코 남부 강타…11명 사망·20명 실종
5월 해안 상륙한 역대 허리케인 중 가장 강력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이번 시즌 첫 허리케인 '애거사'가 멕시코 남부 태평양 연안의 오악사카주를 휩쓸어 최소 11명이 숨지고, 20명이 실종됐다고 AP 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거사는 최대 시속 169㎞의 강풍을 동반한 2등급 허리케인으로, 1949년 기록을 남기기 시작한 이래 5월 멕시코 태평양 연안에 상륙한 허리케인 중 가장 강력하다.
알레한도 무라트 오악사카주 주지사는 강물이 둑을 넘어 범람하고, 산사태가 일어나면서 사상자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인명 피해는 주로 산 근처 마을에 집중됐지만, 어린이 3명은 해안 근처인 우아툴코의 휴양지 인근에서 실종됐다.
지난 31일 오후 오악사카주의 작은 해안 마을에 상륙한 애거사는 이후 내륙으로 이동하며 세력을 잃은 채 베라크루스주로 이동 중이다.
무라트 주지사는 해안 근처 마을 전기는 복구됐지만, 일부 다리가 유실되고 산사태로 인해 고속도로 여러 곳의 통행이 차단됐다고 말했다.
오악사카주 내 휴양지에서도 피해가 속출했다.
허리케인이 상륙한 해안에서 불과 몇 킬로미터 떨어진 산 이시드로 델 팔마르는 마을을 가로지르는 토나메카 강이 범람하면서 물바다가 됐다.
주민들은 목까지 차오르는 물을 헤치며 귀중품을 챙겨야 했다.
유명 휴양지인 시폴리테 해변 마을에는 폭우와 강풍이 들이닥쳤다.
이 지역 호텔에서 일하는 한 주민은 "오후 1시께 불기 시작한 바람이 저녁 7시 30분이 다 돼도 사그라지지 않았다"며 "나무가 쓰러지고 도로가 쓸려나갔다. 지붕도 날아갔다"고 밝혔다.
멕시코는 태평양 연안과 대서양 연안에서 5월부터 11월까지 주기적으로 열대성 폭풍의 영향을 받는다.
지난해 8월에는 3등급 허리케인 '그레이스'가 멕시코 동부 베라크루스주와 푸에블라주를 강타하며 11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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