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점령 우크라 남부서 차량폭탄 공격…게릴라전 신호탄 되나

입력 2022-05-31 15:46
러 점령 우크라 남부서 차량폭탄 공격…게릴라전 신호탄 되나

우크라 매체 "점령지 책임자 가족 겨냥" vs 점령지 행정부 "민간인 대상 테러" 비판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30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주에 위치한 도시인 멜리토폴에서 차량을 겨냥한 폭탄 공격이 발생해 3명이 다쳤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멜리토폴 중심지 주거용 건물 근처에서 발생한 차량 폭탄 공격으로 2명이 병원으로 옮겨지고 1명이 경상을 입었다.

이들 3명이 탄 차가 정차할 때 주변 맨홀 뚜껑 아래에 설치된 급조폭발물(IED)이 강력한 폭발을 일으켰다.

우크라이나 매체들은 부상자 중 1명이 러시아가 임명한 자포리자 지역 책임자의 조카딸로, 폭발이 이 책임자의 집 근처에서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멜리토폴의 망명 시장인 이반 페도로프는 이번 공격이 점령지 행정부가 있는 건물 근처에서 발생했다면서 현지 저항군에 의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이번 공격이 러시아 협조자에 대한 최초의 주요 게릴라전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러시아와 점령지 행정부는 이번 공격이 민간인을 겨냥한 테러라고 비난했다.

멜리토폴 경찰 관계자는 부상자들이 인도적 지원 물품을 전달하던 평범한 민간인이었다고 말했다.

스스로를 멜리토폴 책임자라고 지칭한 갈리나 다닐첸코는 러시아 방송 '로시야 24'에서 "민간인을 겨냥한 테러리스트의 악성 공격"이라며 "전쟁에서 이길 가능성이 없다고 본 우크라이나 정부가 해방된 영토의 주민들을 죽이고 겁에 질리게 하기 위해 폭탄을 터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자칭 자포리자 주지사인 에브게니 발리츠키도 성명에서 "우리는 앞으로도 평화로운 삶을 영위하고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추가 공격을 막겠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민간 시설에 대한 공격은 충격적인 일이라고 규탄했다.

일부 점령지 행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공격이 러시아 여권 발급을 준비하는 시점에 발생한 것과 관련, 지역 불안을 고조하고 시민권 신청 절차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침공 시작 때 우크라이나 영토 점령 의도가 없다고 했지만,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 동부 및 남부 괴뢰정부의 최근 움직임을 볼 때 러시아가 이들 지역 합병을 서두를 수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망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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