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도로공사 사장 "안전한 고속도로 매진…화물차 사고예방 집중"
전체 차량의 15% 불과한 화물차, 고속도로 사망사고의 절반 차지
'화물차 휴식 마일리지'·'모범 화물운전자 선발' 등으로 사고 예방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취임 이후 안전한 고속도로 만들기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특히 취약 분야로 꼽히는 화물차 사고 예방에 역량을 집중하는 중입니다."
한국도로공사를 2년째 이끌고 있는 김진숙 사장은 27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올해 중점 추진 과제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김 사장은 기술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국토교통부와 산하기관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뒤 2020년 4월 한국도로공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김 사장 취임으로 도로공사는 설립 51년 만에 첫 여성 사장을 맞이했다.
그는 "지난 2년간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률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톱5'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안전한 고속도로 환경 구축에 공사의 역량을 집중했다"며 "그 결과 작년 사망자가 171명으로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는 37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64명에 비해 42%(27명) 감소했다. 이는 최근 3년간 사망자 수와 비교해도 36% 줄어든 수치다.
김 사장은 "고속도로의 하루평균 교통량이 2011년 362만대에서 지난해 465만대 수준으로 10년 사이 22% 이상 증가한 환경 속에서도 사망자는 같은 기간 35%(265명→171명) 감소한 것이어서 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최근 집중하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화물차를 사고 취약 요인으로 보고 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 등록된 화물차는 전체 자동차의 15%(2천500만대 중 365만대) 수준에 불과하지만, 고속도로 사망사고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도로공사 통계를 보면 최근 3년 동안 고속도로 사망자 526명 가운데 화물차 사고 사망자가 52.9%(278명)로 가장 많았다. 특히 화물차 사망사고 중 졸음운전이나 주시 태만에 의한 사고가 80%에 달했다.
김 사장은 "생계형 화물차 운전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화물차 휴식 마일리지' 제도와 '모범 화물 운전자 선발' 등의 제도를 도입했는데 작년 5월 시범 도입한 휴식 마일리지 제도의 운영 결과가 좋아 올해 총 8개 노선, 184개 휴게시설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휴식 마일리지 제도는 화물차 운전자가 고속도로 휴게소나 졸음쉼터에 들러 쉬면서 QR코드를 찍어 인증하면 마일리지를 적립해주고, 이렇게 쌓인 마일리지를 주유 등 상품권으로 교환해주는 제도다. 화물차 운전자들의 호응이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장은 고속도로 휴게소 51곳에 설치한 샤워실과 수면실을 갖춘 '화물차 라운지'를 내년까지 5곳 더 추가하고, 교통·물류 거점에 대규모 화물차 특화 휴게시설을 설치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화물차 차량 운행기록계(DTG)에 기록된 과속, 급가속, 급감속, 급출발, 급진로변경 등의 내용을 점수화해 안전운전자에게 자녀장학금 또는 최대 5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모범 화물운전자 선발 대회 역시 호응이 좋다.
김 사장은 "지난해 모범 화물차 운전자들의 평균 위험 운전 횟수는 6.7회로, 전체 화물차 운전자(34회)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해당 제도가 안전운전 유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현재 도로공사의 미래도 다시 그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공사의 신(新)비전으로 '안전하고 편리한 미래교통 플랫폼 기업'을 제시하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고속도로 디지털화, 복합환승 모빌리티 서비스, 스마트 물류센터 구축, 고속도로 입체 개발 등의 사업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고속도로 디지털화를 통한 정밀 도로지도 시스템,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활용한 도로시설물 관리, 재난 상황 실시간 영상관제 등의 기술을 적용해 미래 고속도로의 유지관리 표준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아울러 "'복합환승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을 통해 고속도로와 대중교통을 연계하는 환승 체계를 구축하고 승용차, 철도, 버스, 공유 모빌리티 등 다양한 교통수단 간 환승이 고속도로 내에서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한 선도사업으로 '하남드림 환승형 복합휴게시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이 밖에도 "광역급행철도(GTX)나 지하철 간의 연계가 가능한 복합환승센터 신설, 고속도로 인접 부지에 스마트 물류센터 구축 등의 사업도 중점사업으로 추진해 급변하는 환경에 적기에 대응하는 조직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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