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이스라엘, 이란 혁명수비대 간부 암살 후 미국에 통보"

입력 2022-05-26 16:38
NYT "이스라엘, 이란 혁명수비대 간부 암살 후 미국에 통보"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벌어진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군 간부 암살 사건의 배후가 이스라엘이며, 이스라엘이 암살 관련 정보를 미국에 통보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익명의 정보 관리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혁명수비대 간부인 사이드 호하에이 대령 암살의 배후이며, 이스라엘 측이 암살 실행 후 미국 관리들에게 관련 정보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 22일 테헤란 동부 도심에서 혁명수비대 정예부대인 쿠드스군 간부 사이드 호아에이 대령이 순교했다고 발표했다.

이란이 당시 공개한 사진에는 한 남성이 승용차 운전석에 앉은 상태로 총탄에 맞아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

이란은 호아에이 대령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이슬람국가(IS)와 전투를 지휘했다고 설명했고, 셰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복수를 다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관리들은 암살된 호아에이 대령이 이스라엘 민간인과 관리의 납치 및 암살 임무를 수행해온 쿠드스군 내 비밀 조직인 '840부대'의 부사령관이었으며, 이 부대의 공작에 대한 경고의 의미로 암살을 실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호아에이 대령이 최근 2년간 840부대에서 중동과 이란 인근국을 담당하면서, 이스라엘과 유럽, 미국 국적의 민간인과 콜롬비아, 케냐, 에티오피아, 아랍에미리트(UAE) 키프로스의 정부 관리 대상 테러 공격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NYT는 호아에이 대령의 장례식에 혁명수비대 사령관과 쿠드스군 사령관이 참석한 점이 호아에이 대령의 중요성을 암시한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란은 이 부대의 존재 자체를 부인해왔다.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익명의 인사들은 호아에이 대령이 시리아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에 무인기와 미사일 기술을 전하는 데 중대한 역할을 한 병참 전문가라고 묘사했다.

NYT는 호아에이 대령 암살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한 정보 관리의 국적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이스라엘 매체인 와이넷(Ynet)은 이스라엘 정보 당국자들이 관련 정보 출처를 미국인 관리로 확신하고 있으며, 정보 유출에 대해 격분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또 이스라엘 관리들은 NYT 보도로 인해 이란의 대이스라엘 공격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중동의 앙숙인 이스라엘과 이란은 공격의 흔적이 드러나지 않는 이른바 '그림자 전쟁'을 통해 상대를 공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핵무장에 극도의 거부 반응을 보여온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은밀하게 타격하고, 이란 요인 암살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스라엘은 2020년 1월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의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국의 드론 폭격으로 사망할 때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2020년 11월 이란 핵 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 암살은 직접 실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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