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금통위의 물가 안정 의지에 기준금리 연말 2.5% 가능"
"이창용 첫 주재 금통위 회의 매파적이었다" 평가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증권사들은 26일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물가 안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며 기준금리가 연말에 2.5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열린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연 1.50%였던 기준금리를 1.7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금통위는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당분간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며 물가 안정을 위한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5월 금통위 회의에서 '물가 안정'을 위한 (한은의) 선제 대응 의지를 고려해 연내 기준금리 전망을 2.25%에서 2.50%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그는 "금리 인상이 7월과 8월까지 단행된 이후 10월 또는 11월 중 경제 체력 뒷받침과 물가 정점 여부를 확인하면서 실시될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8월 한은 수정경제전망에서 현재 내놓은 물가 전망보다 (물가) 상향 위험이 더 유입될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를 2.75%까지 인정해야 할 위험도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003530] 연구원 역시 "한은이 직접적으로 '당분간'이 '수개월'임을 인정했고, 5∼7월 물가 상승률이 5%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며 7∼8월 연속 인상과 4분기 한 차례 추가 인상으로 연말 기준금리가 2.5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다만 한미 기준금리 역전 우려가 크지 않고 아직은 물가에만 집중할 상황은 아니라는 점, 금리 인상에 따른 물가 둔화 추정 효과 등을 감안하면 연내 기준금리 2.75% 도달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교보증권[030610]과 KB증권은 기준금리가 연말 2.25% 수준까지, NH투자증권[005940]은 2.00%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물가 대응을 고려해 최종 기준금리 수준이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하반기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연내 최종 기준금리 수준을 잠재성장률보다 조금 높은 수준으로 타겟팅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KB증권은 하반기 두 차례(7월과 4분기) 추가 금리 인상으로 연말 금리가 2.25%가 될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7∼8월 연속 금리 인상으로 연말 기준금리 2.50%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KB증권은 이창용 한은 총재가 당분간 물가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언급한 점과 5월 기대 인플레이션이 3.3% 수준으로 높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강승원·박윤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까지 3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2% 중립금리로 수렴한 뒤 8월 금통위에서는 경기 여건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며 "10월, 11월은 물가 상방 위험보다 경기 하방 위험이 더 커지는 시점"이라며 연말 기준금리 2.0% 전망을 유지했다.
이들은 "중립 금리는 물가 전망치 상향 조정에 따라 기계적으로 상향 조정되는 개념은 아니다"며 "오늘 이창용 총재는 언급을 삼갔으나 중립 금리는 이주열 전 총재가 언급했던 잠재성장률 수준인 2% 부근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증권사들은 지난달 취임한 이 총재가 처음 참석하고 주재한 이번 금통위 회의가 매파적(통화긴축적)이었다는 평가도 했다.
메리츠증권 윤 연구원은 "오늘 신임 총재의 모습은 논란의 여지 없는 매파"라고 평가했다.
특히 한은이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5%로 제시해 기존 전망치(3.1%)보다 1.4%포인트(p)나 높인 점에도 주목했다.
윤 연구원은 "오늘 금통위 내용은 수정경제전망부터 충격"이라며 "물가 전망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한 4.2%나 일반 전망 기관들의 4.3%보다 높다"며 "그만큼 한은이 물가에 대한 위험을 직시하고 있고 이를 안정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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