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2∼3년전 영국에 침투해 암암리 전파됐을 수도"

입력 2022-05-26 11:29
"원숭이두창 2∼3년전 영국에 침투해 암암리 전파됐을 수도"

전문가 가설 …"우연히 특정 개체군에 들어가 급증한 듯"

2018∼2019년 영국서 채취된 바이러스와 현재 환자 바이러스 비슷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영국에서 원숭이두창 환자가 다수 발견되고 있는 가운데, 바이러스가 이미 2∼3년 전에 이미 영국에 침투해 낮은 발병률로 전파되고 있었을 것이라는 가설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5일(현지시간) 원숭이두창이 갑작스럽게 최소 20개국 이상에서 동시에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을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이 남성과 성관계하는 남성(MSM) 커뮤니티에 도달해 급속히 확산하기 전까지 영국이나 유럽, 그 밖의 나라에서 낮은 전파율로 떠돌고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전염병 전문가 그룹을 이끄는 데이비드 하이만 교수는 바이러스가 2∼3년 전에 이미 영국에 침투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직은 가설 수준이라고 강조하면서 "낮은 수준으로 전파되던 바이러스가 현재 감염을 증폭시키고 있는 개체군에 우연히 들어가면서 크게 확산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벨기에 루벤 대학의 바이러스학자인 마르크 반 란스트 교수도 "이 바이러스는 오랫동안 발견되지 않은 채 떠돌고 있던 바이러스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발견되는) 바이러스들은 모두 공통의 조상을 가지고 있고, 아직 정확하게 연대를 측정하긴 어렵지만, 그 조상은 아마도 2019년에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달 들어 현재까지 영국에서 확인된 원숭이두창 환자는 78명이다.

앞서 2018∼2019년에는 환자 4명이 발견됐으며, 모두 나이지리아에서 출발해 영국으로 입국한 여행자들이었다.

2021년에도 3명의 추가로 발견됐고 여행 이력이 이전 환자들과 비슷했다.

현재 환자들에서 채취한 바이러스는 2018년과 2019년에 아프리카에서 영국, 이스라엘, 싱가포르로 전파된 바이러스와 매우 유사하고, 전파력이 낮은 상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연변이도 가지고 있다.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이달 14일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이미지를 공개했는데, 성 건강 클리닉의 의사들은 그것을 보고 일부 환자들이 원숭이두창에 감염됐을 수도 있었다는 가능성을 인지했다.

그 환자들은 일반적인 감염병에는 음성 반응을 보였기 때문에 의사들은 그들이 전염성 임균에 감염된 것이 아닌가 의심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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