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격리 베이징 대학생들 귀가 요구 잇단 집단시위
당국 "학사일정 종료 후 귀가 허용"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코로나19 확산으로 한 달여째 교내 격리 중인 중국 베이징의 대학생들이 잇따라 귀가를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지난 24일 밤 베이징사범대 학생 수백여 명이 교내 체육관 앞에 모여 휴대전화 손전등을 켜고 교가를 부르며 시위를 벌였다고 대만 중앙통신사와 홍콩 명보가 26일 보도했다.
학생들은 기말시험 일정과 여름방학 기간 등 명확한 학사일정 공개, 시험이 끝난 뒤 귀가 허용 등을 요구하며 교내를 돌다 한때 교직원들과 대치하기도 했다.
이들은 귀가를 허용하겠다는 학교 측 답변을 들은 뒤 자정 무렵 해산했다.
하루 전인 23일에는 중국정법대 일부 학생들이 교내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방역 통제로 대면 수업이 중단됐는데 왜 학교에 가둬두느냐"며 "집단 감염의 우려가 있는 교내 생활 대신 귀가해 온라인 수업을 받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보다 며칠 전 베이징대 학생들은 학교 측이 일방적으로 학생 기숙사와 교직원 숙소 사이에 담벼락을 설치하자 반발하며 귀가를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생들의 시위 영상과 사진은 중국의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을 통해 급속히 확산했으나 얼마 뒤 삭제됐다.
베이징 주요 대학들은 대부분 통제구역에 속해 학생들은 기숙사에서만 생활하고 있다.
집단 반발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당국은 대학생들의 요구를 수용했다.
베이징시 교육공작위원회 리이 부서기는 25일 브리핑에서 "학기 일정이 차질 없이 종료되면 학생들은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귀가 학생들이 방역 수칙을 준수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가 발생하는 지역에 있는 대학들이 학생들의 학교 밖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해왔다.
지난 3월 감염자가 급증한 지린성에서는 수십만 명의 대학생들이 교내에 격리됐다가 '사회면 제로 코로나'(격리·통제구역 밖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는 상태)가 실현된 이달 초에야 귀가할 수 있었다.
지난 3월 28일부터 도시가 봉쇄된 상하이 64개 대학 74만여 명의 대학생들은 두 달이 넘도록 교내 기숙사에서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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