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유인캡슐 무인비행 마치고 지구 안착…'우주택시' 곧 시동
올해안 유인 시험비행까지 마치면 스페이스X와 복수 경쟁체제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보잉이 지구 저궤도 '우주 택시'로 개발한 유인 캡슐 'CST-100 스타라이너'(starliner)가 6일간의 무인 시험비행을 모두 마치고 26일(이하 한국시간) 지구로 무사히 귀환했다.
이로써 스타라이너는 첫 시험비행 실패 이후 2년 반 이상 발목을 잡아온 '큰 산'을 넘었다. 스타라이너는 올해 안에 우주비행사를 실제로 태우고 비행하는 과정까지 모두 마치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인증을 받아 정식으로 국제우주정거장(ISS) 유인 운송에 나서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과 복수체제를 유지하게 된다.
스타라이너는 이날 오전 3시36분 우주정거장에서 분리한 뒤 지구 귀환길에 나서 4시간여 뒤인 7시 49분(현지시간 25일 오후 4시49분) 미국 뉴멕시코주 사막의 육군미사일기지 내 '화이트샌즈우주항'에 대형 낙하산 3개를 타고 안착했다.
스타라이너는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약 1천650℃의 열을 견뎠으며, 약 3천피트(914m) 상공에서 열방패를 떼어내고 에어백까지 부풀려 부드럽게 착지했다.
이번 비행에는 우주비행사만 타지 않았을 뿐 각종 센서를 장착한 인체 모형인 '로켓사수 로지'를 태우고 가 비행 과정에서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자료를 수집했다.
보잉의 스타라이너 담당 책임자인 마크 내피는 UPI통신과 회견에서 "스타라이너가 궤도에 있으면서 배터리 충전과 환기시스템 가동 등을 포함한 많은 비행시험 목표를 완성하며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스타라이너는 지난 20일 오전 아틀라스5호 로켓에 실려 발사됐으며 만 하루 뒤인 이튿날 ISS에 도킹했다.
이 과정에서 캡슐을 안정궤도에 올려놓는 추진엔진 2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우주정거장과 캡슐을 고정해주는 링이 똑바로 펴지지 않는 바람에 다시 시도하는 등 도킹 시간이 예정보다 한 시간 늦어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런 오류들은 유인 시험비행에 앞서 재발하지 않도록 NASA와 보잉 엔지니어들의 철저한 점검을 받게된다.
하지만 이는 소프트웨어 오류로 우주정거장에 도킹하지 못하고 돌아온 2019년 12월의 첫 무인시험 때와 비교하면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번 무인 시험비행의 공식 명칭은 '궤도비행시험-2'(OFT-2)이지만 지난해 8월 로켓에 탑재했다가 추진시스템 밸브 고장으로 발사가 무산된 것까지 포함하면 모두 3차례 시도 끝에 성공한 셈이다.
보잉의 경쟁사인 스페이스X는 2019년 3월 크루 드래건의 무인 시험비행을 단번에 성공한 뒤 이듬해 5월 유인 시험비행까지 포함해 이미 7차례나 독점적으로 유인 비행을 진행한 상태다.
NASA는 지난 2014년 지구 저궤도 유인운송을 민간기업에 맡기는 '민간 승무원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스페이스X 및 보잉과 각각 26억 달러(3조6천589억원와 42억 달러(5조2천991억원)의 계약을 맺고 복수경쟁 체제를 추진해 왔다.
스타라이너 시험 비행이 첫 시도 이후 2년 반 이상 늦어지면서 NASA의 구상도 반쪽짜리로 유지돼 왔으며, 보잉 측에서도 6억달러(7천589억원) 가까운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