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10만마리' 짐바브웨 상아 거래 합법화 추진
"공원수용 용량의 2배에 달해"…15개국 초청 합법화 콘퍼런스 개최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짐바브웨가 이번 주 상아 거래를 합법화하기 위해 15개국을 초청해 콘퍼런스를 개최한다고 AFP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짐바브웨와 남아프리카 인접국은 대륙 내 코끼리 개체 수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짐바브웨에는 10만 마리의 코끼리가 있으며 이는 황게국립공원 등 공원이 수용할 수 있는 용량의 2배에 달한다고 보호론자들은 말한다. 실제로 코끼리 보호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황게 공원에는 코끼리가 넘쳐나며, 무리가 정기적으로 경계 바깥으로 먹이를 찾아 나가 때로 주변 주민들과 치명적 충돌을 하기도 한다.
코끼리는 먹이를 위해 광대한 영역이 필요하다. 이번에 콘퍼런스가 열리는 황게공원은 짐바브웨 최대 국립공원으로 벨기에의 절반 정도나 되는 크기지만 코끼리들한테는 충분치 않다.
짐바브웨와 대규모 코끼리 떼가 있는 다른 나라들은 보관 중인 상아 더미를 팔아 보전 노력과, 증가한 코끼리 수 때문에 피해를 보는 지역사회 지원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하려고 해도 팔 수 없다고 불평한다.
짐바브웨는 지난주 유럽 대사들에게 6억 달러(약 7천584억 원)의 가치가 있는 코끼리 상아를 일회성으로 팔 수 있도록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상아는 현재 수도 하라레 중앙 외부의 창고에 보관 중이다.
상아와 코끼리의 국제 거래는 1989년 이후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의해 금지돼 있다. 다만 일회성 판매가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1999년과 2008년 허용된 바 있다
남부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 같은 금지가 상호 보전 노력을 지원하는 것도 방해한다고 말한다. 가령 다시 코끼리를 살게 하려는 국가들로 짐바브웨 코끼리를 이송하는 것도 안 된다는 것이다.
이번 콘퍼런스에는 합법화를 지원하는 국가들이 모이며 상아가 귀중한 중국과 일본도 포함됐다. 도봉개 주짐바브웨 대사는 한국은 따로 초대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합법화가 더 많은 밀렵을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하는 케냐와 탄자니아도 초청받지 못했다. 그러나 코끼리가 없는 세이셸, 마다가스카르는 참석한다.
상아 거래에 반대하는 50개 단체는 공동 성명을 내고 상아 시장을 열면 아프리카 코끼리 무리가 대량으로 죽임을 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지역에서 코끼리는 거의 멸종상태다.
그러나 늘어나는 코끼리 떼는 인근 지역사회에 진짜 위험을 제기한다.
짐바브웨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60명이 코끼리에 의해 숨졌다며 작년 전체 사망자 72명과 비교된다고 말한다.
망갈리소 은들로부 짐바브웨 관광환경부 장관은 "코끼리 분포 구역의 정부들은 왜 코끼리가 주민들의 생명과 생활 보다 우선시돼야 하느냐는 사회·정치적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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