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긍정 마인드…낙관 성향일수록 만성폐질환 치료효과 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 COPD 환자 1천967명 10년 추적결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앓는 환자가 낙관적인 성향을 가질수록 치료 효과가 더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제대 일산백병원 호흡기내과 구현경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학 브리검 여성병원 연구팀과 함께 미국인 COPD 환자 1천967명을 1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25일 밝혔다.
COPD는 해로운 입자나 가스, 담배 연기 등의 흡입으로 생기는 염증 때문에 기도가 좁아지다가 결국 서서히 폐쇄되는 질환이다. 급성으로 악화하면 호흡곤란과 기침, 가래 등의 증세가 심해지면서 폐 기능이 더 떨어진다. 이때 별도로 산소를 공급받지 않을 경우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 환자의 낙관주의(Optimism) 성향을 점수(0~24점)로 만들어 환자별 COPD 악화 정도를 지속해서 측정했다. 낙관주의는 미래에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긍정적인 태도나 신념을 의미한다.
이 결과, 낙관주의 점수가 1점 증가할 때마다 COPD 악화 정도는 5%씩 감소했다. 6분 동안 걸을 수 있는 거리를 측정하는 '6분 보행검사'에서도 낙관주의 점수가 1점 증가하면 9.5m씩 더 걷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적인 삶의 질(0~100점 척도)도 낙관주의 점수가 1점 증가하면 0.67점씩 호전됐다.
구현경 교수는 "낙관적인 환자들은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약물 순응도도 높고, 운동이나 건강한 식단, 금연처럼 바람직한 건강 행동으로 이어져 면역 기능이 향상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COPD의 경우 만성 염증성 폐 질환이기 때문에 폐 기능과 염증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최근 발표된 메타 분석에서는 낙관적인 성향이 심혈관 질환이나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는 효과도 확인됐다"면서 "아프더라도 건강 회복을 위해 긍정적인 생각을 하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구 교수가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논문은 국제학술지 '호흡기 연구'(Respiratory Research)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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