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바이든 대만방어 발언에 "승냥이에겐 엽총" 독설
외교 대변인, 미일정상회담 겨냥 "군사대결 조장 반드시 실패"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중국 정부는 대만 방어를 위해 군사개입을 시사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승냥이에게는 엽총이 기다린다'는 노래 가사를 소개하며 대미 신경전의 수위를 높였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백악관이 바이든 대통령의 전날 대만 방어 발언에 대해 '대만 정책은 변함없다'고 해명한 데 대해 입장을 요청받자 "'하나의 중국' 원칙 문제에서 말장난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만 독립 저지에 대한 중국의 의지를 강조한 뒤 "중국에서 회자되는 옛 노래 한 곡을 들어보기를 권한다"며 "노래 가사에는 '친구가 왔고 좋은 술이 있는데 만약 승냥이가 온다면 그(승냥이)를 기다리는 것은 엽총'이라는 대목이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을 '승냥이'에 비유한 것이다.
과거 인기 가수였던 궈란잉이 부른 '나의 조국'이라는 노래다. 6·25전쟁 상감령 전투를 그린 중국 영화 '상감령'(1956년 개봉)에 삽입된 곡이다.
왕 대변인은 또 23일 미일 정상이 회담에서 중국 위협을 강조한 것을 두고 "집요하게 중국 관련 의제를 조작하고, 중국에 먹칠하고, 중국의 내정을 거칠게 간섭하는 한편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을 위반하고 중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은 이에 대해 강렬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명한다"며 "이미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엄정한 교섭'은 외교 경로를 통한 공식 항의를 의미한다.
왕 대변인은 또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패거리를 끌어들여 정치적 대립과 군사적 대결을 조장하는데, 역사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지역 평화와 안정에 화가 될 뿐이며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군국주의 침략 역사를 거론한 뒤 "일본은 평화적 발전의 길을 견지해야 한다"며 "군사·안보 영역에서 계속 신중한 행보를 하는 것이 정도(正道)이며, 그래야만 역사의 전철을 되밟지 않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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