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아프간·미얀마…전 세계 난리통에 1억명 고향 잃었다

입력 2022-05-23 11:33
우크라·아프간·미얀마…전 세계 난리통에 1억명 고향 잃었다

유엔 집계 '강제이주민' 통계 1억명 첫 기록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전쟁 등을 이유로 억지로 고향을 등지게 된 전 세계 강제이주민의 숫자가 처음으로 1억명 선을 넘어섰다고 유엔난민기구(UNHCR)가 23일(현지시간) 밝혔다.

UNHCR 통계에 따르면 2021년 말 이미 세계의 강제이주민 수는 9천만 명에 육박했다.

에티오피아, 부르키나파소, 미얀마, 나이지리아, 아프가니스탄, 콩고 등에서 벌어진 분쟁으로 난민·이주민 숫자가 크게 늘어난 결과라고 UNHCR은 설명했다.

그런 상황에서 올해 2월 24일 발생한 우크라이나 전쟁은 전 세계의 강제이주민 숫자가 더욱 빠르게 늘어나게 했다.

20일 현재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해외로 떠난 난민 수는 644만 명에 달하고, 우크라이나 국내에서 고향을 등진 사람 숫자도 8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UNHCR은 전했다.

2021년 말 기준 전 세계 강제이주민 수에 우크라이나의 사례만 더해도 이미 1억400만여명으로 1억명 선을 넘어서는 셈이다.



'강제이주민'은 분쟁, 인권침해, 박해 등을 피하고자 강제로 거주지를 옮긴 사람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일종의 법적 지위인 '난민'도 강제이주민에 포함된다. 자국 내에서 이주한 '국내실향민'(IDP)이나 망명신청자도 강제이주민이다.

UNHCR은 보도자료에서 "1억명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으로, 매우 충격적"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등 치명적인 분쟁들이 이주민 수 증가를 부추겼다"고 했다.

UNHCR은 "강제이주민 수가 전 (세계) 인구의 1%를 넘는다. 이들이 한 국가의 국민이라면 전세계에서 14번째로 인구가 많은 국가가 된다"고 분석했다.

필리포 그란디 UNHCR 대표는 전 세계 강제이주민이 1억명을 넘어선 데 대해 "절대 수립돼선 안 됐을 기록"이라면서 "이는 파괴적인 분쟁을 끝내고 박해를 멈춰 무고한 이들이 고향을 버리고 달아나도록 하는 근본적 이유를 해결하기 위한 경종이 되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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