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정의선 50분 독대…바이든 "美투자 많이 도울것, 한국 좋다"(종합)
현대차그룹, 美조지아 전기차공장 55억달러 이어 50억달러 추가투자 발표
마지막 일정 정의선에 할애…정의선 "美에 투자하면 韓투자도 같이 늘어"
2013년 부통령 시절 연세대 만남후 두번째 회동…정의선, 당시 사진 건네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오지은 기자 = 22일 오전 11시 15분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하얏트호텔 수영장 옆 워터풀가든.
50평 남짓한 잔디밭 위에 미국 대통령의 상징인 흰머리 독수리가 새겨진 연단이 학이 그려진 병풍 앞에 세워졌다.
잠시 후 방한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친밀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연단 쪽으로 다가왔다. 바이든 대통령과 정 회장이 잔디밭 구석 천막이 쳐진 공간에서 15분간 사전면담을 한 후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손짓에 짙은 회색 양복을 입은 정 회장이 먼저 연단에 섰다.
정 회장은 유창한 영어로 오는 2025년까지 미국 로보틱스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인공지능(AI) 등의 분야에 추가로 50억달러(약 6조3천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 방미 당시 미국에 74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이후 1년만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한 기간 약속한 투자액만 전날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55억달러를 포함해 총 105억달러에 달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는 정 회장을 시종일관 미소를 지으며 바라봤다.
정 회장 다음으로 마이크를 넘겨받은 바이든 대통령은 친환경차, 배터리 등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원책을 언급한 후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해준 정 회장에 감사를 표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현대차[005380] 덕분에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전환되고 있고 미래 전기 산업에서 미국의 목표가 속도를 내게 됐다"며 정 회장을 향해 수시로 "땡큐"(Thank you)를 연발했다.
약 15분간의 연설을 마친 바이든 대통령과 정 회장은 다시 사전면담을 한 천막으로 이동했고, 또다시 20분간 후속 대화를 이어갔다. 천막으로 돌아가는 길에 바이든 대통령이 정 회장의 어깨에 손을 올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날 정 회장이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한 시간은 50여분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한 데 대한 감사의 뜻으로 방한 마지막 일정 중 하나를 정 회장에게 할애한 셈이다.
정 회장은 면담 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바이든 대통령과의 만남이 매우 성공적이었음을 시사했다.
정 회장은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시절이던 2013년 연세대 강연에서 그를 직접 만난 적이 있어 이번이 두 번째 만남이다. 정 회장은 이날 당시의 사진을 건넸고,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반가워하며 "매우 기뻤다"고 언급했다.
정 회장은 "바이든 대통령과 조지아 공장 투자 얘기를 나눈 후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AI 소프트웨어에 투자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잘해보라. 많이 도와주시겠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워낙 좋아하신다고 하셨다"면서 "'한국이 좋다'고 계속 말씀하시더라"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오는 2025년 미국 조지아주에 완공될 예정인 현대차그룹의 첫 전기차 공장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조지아공장 준공식 때 꼭 좀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시간 되면 오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미국에 대한 투자가 국내 경제에 선순환을 일으킨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해외 투자를 하면 국내에도 고용효과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미국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찾으면 한국에서도 찾아 같이 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투자하면 한국도 같이 투자가 늘어난다고 봐야하고, 그래서 긍정적 측면이 크다. 이제는 어디는 하고, 어디는 안하고 이런 시대가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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