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대표 내주 중국 신장지역 방문…17년 만에 처음
바첼레트 대표, 위구르족 인권 침해 접근 방향 주목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오는 23∼28일(현지시간) 엿새 간 중국을 방문한다고 dpa 통신 등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첼레트 대표는 중국 광저우, 카슈가르·우루무치를 비롯한 신장 지역 등을 찾아 당국자와 시민사회단체·기업·학계 관계자와 만날 예정이다. 수도 베이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일정에서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바첼레트 대표의 이번 중국 방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신장 지역이다.
국제사회는 그동안 중국 정부가 신장 지역의 무슬림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 탄압을 자행했다고 비난해왔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최소 100만 명의 위구르족이 강제수용소에 감금돼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위구르족의 분리주의·테러리즘 성향을 비난하며 강제수용소가 아닌 '재교육 캠프'를 통해 직업 교육을 제공하고 극단주의를 퇴치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신장을 찾는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이다.
바첼레트 대표의 신장 방문은 유엔과 중국 당국 간 오랜 협상 끝에 성사됐다.
그는 2018년 8월 취임한 이래 신장 지역의 인권 상황을 조사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에 제약 없는 접근을 지속해서 요구했으나 중국 측은 이를 거부해왔다.
중국 정부는 이번에 조사 형식이 아닌 우호 방문이어야 한다는 조건으로 바첼레트 대표의 중국행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첼레트 대표의 이번 중국 방문에 대해 인권단체들은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다. 되레 중국 정부의 선전에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 정부가 바첼레트 대표의 방문을 자국 인권 문제를 정당화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첼레트 대표는 중국 방문 마지막 날인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방문 성과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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