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행 재개 열차 '그림의 떡'…상하이 탈출 '고난의 행군'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코로나19 진정에 따라 50여일째 봉쇄 중인 중국 상하이의 열차 운행이 부분 재개됐으나 표를 구하기 어려운 데다 절차도 까다로워 '그림의 떡'에 그치고 있다.
20일 상관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상하이시는 지난 16일부터 상하이역과 훙차오역의 열차 운행을 일부 재개했다.
그러나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열차 탑승이 가능하다.
우선 코로나19 감염자가 추가로 나오지 않아 방어구역으로 하향 조정된 지역 주민만 허용된다.
도착지에 귀향 신청을 해 허가를 받은 뒤 상하이 거주지 주민위원회에서 외출 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48시간 이내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판정, 24시간 내 항원검사 음성 증명도 필요하다.
이런 절차를 통과해도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열차표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상하이역과 훙차오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는 하루 21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열차표를 구해도 또 다른 난관에 부딪힌다.
대중교통이 정상화되지 않아 인터넷 예약으로 택시를 잡아야 하는데 열차표 예매만큼이나 쉽지 않다.
봉쇄가 부분 해제되자 상하이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가는 '고난의 행군' 사연은 정상 회복까지 갈 길이 먼 상하이의 현실을 반영한다.
운 좋게 운행 재개 첫날인 지난 16일 고향행 열차표를 구매한 샤오친은 15일 밤 11시 40분 집을 나섰다가 트렁크를 버리고 21㎞를 걸어 이튿날 새벽 4시가 돼서야 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열차표를 구하지 못한 일행 3명은 고속열차 운임의 10배가량인 9천 위안(약 170만원)을 주고서야 승용차를 대절, 8시간여 만에 후베이 우한으로 돌아갔다.
한 남성은 30㎞를 자전거로 달려 중고차 판매점에 가 1만 위안(약 189만원)에 자동차를 구입, 꼬박 이틀 밤낮을 운행해 2천㎞ 떨어진 헤이룽장성 다칭의 고향에 돌아갔다.
그는 다칭에서 호텔과 자가 격리 14일을 거친 뒤에야 자유의 몸이 됐다.
랴오닝성 다롄 직행 열차표를 구하지 못한 멍씨는 지난 9일 훙차오역에서 난징역까지 간 뒤 열차를 갈아타고 지난에 도착, 격리시설에서 7일을 보낸 뒤 다롄행 비행기에 탈 수 있었다. 집까지 가는데 꼬박 9일이 걸렸다.
승용차로 상하이에서 고향인 산둥성 랴오청에 돌아간 류씨는 "고속도로 휴게소 대부분 문을 닫았고, 문을 연 곳도 상하이 번호판 차량은 진입하지 못하게 막았다"며 "화장실을 가는 것조차 거절당했고, 주유할 때는 창문을 내리지 못하게 했다"고 힘겨웠던 귀향 과정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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