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경쟁부문에 러 작품 포함…우크라 영화인 반발

입력 2022-05-20 14:43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러 작품 포함…우크라 영화인 반발

전쟁 연상케 하는 전투기 에어쇼에도 날선 반응 "놀라 쓰러질 뻔"

러 감독 "우크라인 입장 이해하지만 러 문화 차단은 실수"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제75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경쟁 부문에 러시아 출신 감독의 작품이 포함된 것을 두고 우크라이나 영화계에서 비판이 일고 있다고 AFP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경쟁 부문에 오른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의 '차이콥스키의 아내'에 대해 우크라이나 제작사 'F 필름' 창립자인 안드루 페시아크가 일침을 가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영화 제작자가 살기 위해 도망치거나 무기를 들면서 영화 제작을 중단해야 하는 시기에 러시아 영화제작자는 모든 게 괜찮고 책임이 없는 척 할 수는 없다"며 "러시아의 모든 것이 취소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은 우크라이나 국민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AFP에 전했다.

그는 "그들은 끔찍한 상황에 있고 이 전쟁은 재앙"이라며 "그들에게는 러시아어를 듣는 것조차 힘들 수 있고 난 이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유럽 문화가 러시아 문화를 차단하는 것은 큰 실수"라면서 "칸영화제가 옳은 결정을 내려 기쁘다. 칸영화제는 러시아 관료는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러시아 독립영화는 금지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칸영화제는 공식 러시아 대표단의 참석은 금지한 채 개막식에서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영상 연설을 틀었다.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고국을 떠나 외국에 머물고 있는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은 18일 자신의 영화 상영회에서 종전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냈다.



이번 칸영화제에서는 18일 하늘에서 펼쳐진 전투기 에어쇼와 관련해서도 전쟁을 직접 겪은 우크라이나인들을 배려하지 못한 것이라는 영화인의 지적이 나왔다.

에어쇼는 원래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가 주연으로 합류한 신작 '탑건: 매버릭' 홍보차 기획된 것으로 전투기가 형형색색의 연기를 내뿜으며 하늘을 비행하는 행사다.

마리우폴 주민들의 생존 사투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마리우폴리스2' 연출에 참여한 한나 빌로브로바는 "제작자 일을 하는 마리우폴 출신 친구랑 같이 발코니에 있었는데 전투기가 나는 소리를 듣고 (놀라서)거의 쓰러질 뻔했다"고 비판했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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