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올해 경기부양에 6천700조원 투입한다…2020년보다는 적어
5.5% 성장률 목표 달성, 제로 코로나로 쉽지 않을 듯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꺾인 가운데 중국 정부의 올해 경기부양책 규모가 5조3천억달러(약 6천718조원)에 달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그동안 중국 당국이 발표한 통화·재정 부양책을 취합해 이 같은 추정치를 내놓았다.
5조3천억달러는 17조달러(약 2경1천600조원)에 달하는 중국 작년 국내총생산(GDP)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지만, 2020년 코로나19 발생 당시 경기부양책 규모보다는 적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현재의 '공포'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더 많은 자금이 투입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예상했다.
블룸버그는 지방정부가 특별채 발행으로 확보한 예산 지출분, 세금·수수료 인하분, 당국의 정책 대출, 중소기업 대상 저금리 대출,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 등이 5조3천억달러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올해 성장률 목표를 5.5%로 잡았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봉쇄 조치 등 안팎의 부정적인 변수로 인해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상하이·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 대한 봉쇄로 공공기관, 상점, 은행, 공장, 건설 현장 등이 운영을 중단하면서 경제적 피해가 크게 확산했다.
중국의 4월 주요 지표에서도 극도의 경기 침체가 확인된다.
소매 판매와 산업생산 증가율은 각각 -11.1%, -2.9%를 기록, 코로나19가 처음 확인돼 극도의 혼란에 빠졌던 2020년 우한 사태 초기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도시 실업률도 전달의 5.8%에서 6.1%로 상승, 중국 정부가 정한 올해 관리 목표 상단(5.5%)을 크게 웃돌았다.
수출 증가율도 전월인 3월(14.7%)보다 10%포인트 이상 떨어진 3.9%를 기록해 2020년 6월 이후 가장 낮았다. 또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7.7로 2020년 2월 이후 2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은 5.5%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코로나 제로' 정책을 고수하는 가운데 이 같은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대부분의 경기 부양책이 지난 3월 초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발표된 것으로, 그 이후 상하이·베이징 봉쇄 조치에 따른 경제 악화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을뿐더러 코로나 제로 고수로 경기 활성화가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딩솽은 "경제가 계속 빠른 속도로 침체하게 되면 중국 당국의 추가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중국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취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와 비교하며 "지금은 성장을 뒷받침하는데 더 많은 도전 과제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2008년의 경우 금리 수준이 높아 인민은행이 더 큰 부양책을 펼칠 수 있었고, 경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해 투자도 매력적이었으며, 중국 이외의 국가들도 경기 부양책을 강화하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했다.
인민은행은 5월 5년 만기 LPR가 전달의 4.6%보다 0.15%포인트 낮은 4.45%로 집계됐다고 20일 발표했다. 1년 만기 LPR는 3.7%로 전달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됐다.
인민은행의 이번 조치는 유동성 확장을 통한 경기 부양책으로 해석된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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