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기술기업 텐센트, '코로나·규제'에 순이익 '반토막'
1분기 순이익 작년 동기 대비 51%↓…"하반기 반전 전망도"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 최대 기술기업인 텐센트(騰迅·텅쉰)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반 토막'이 났다.
20일 로이터통신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텐센트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1% 줄어든 234억1천만 위안(약 4조4천억 원)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도 지난해 1분기보다 0.1% 늘어나는 데 그친 1천355억 위안(약 25조4천800억 원)을 기록했다.
텐센트의 이 기간 순이익과 매출은 모두 시장의 추정치를 밑돌았다.
텐센트는 세계 최대의 게임 회사이자 소셜미디어 플랫폼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모바일 결제 앱인 위챗페이(웨이신즈푸·微信支付) 등을 운용하고 있는 중국 최대의 기술기업이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텐센트의 주가는 순이익 급감과 매출 둔화 소식에 19일 7% 하락했다.
텐센트의 시가총액은 19일 기준 3조 2천700억홍콩달러(약 528조 9천221억원)로,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가운데 가장 몸값이 높다.
텐센트의 이 같은 실적 악화는 중국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악화와 경기둔화, 중국 당국의 기술기업에 대한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는 중국 당국은 올해 들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상하이, 베이징, 선전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고강도 봉쇄 조치를 취했다.
특히 '경제수도'로 불리는 상하이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50여 일째 강도 높은 봉쇄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상하이시는 최근 코로나19가 소강상태를 보임에 따라 6월 1일부터 중하순까지 정상적인 생산·생활 질서를 완전히 회복하겠다고 지난 16일 발표한 바 있다.
중국 당국은 2020년 11월 앤트 그룹의 상하이 증시와 홍콩증시 기업공개(IPO)를 불허한 것을 신호탄으로 거대 기술기업에 대해 각종 규제를 가하고 있다.
상하이의 투자자문회사인 에이전시차이나의 미첼 노리스 전략 매니저는 텐센트의 올해 1분기 실적 악화에 대해 중국 기술기업들이 처한 어려움을 대변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것(텐센트의 1분기 실적)은 고강도의 규제와 경기둔화가 중국의 지배적인 기술 플랫폼들의 수익 창출력을 얼마나 떨어뜨리고 있는지에 관한 문제점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최근 디지털 경제를 지원하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점을 들어 중국 기술기업들이 하반기 중에는 상황 반전의 기회를 잡게 될 것으로 관측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중국 지도부도 최근 플랫폼 기업에 대한 '건강한 발전'을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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