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지브 간디 인도 전 총리 암살 연루범, 31년만에 석방

입력 2022-05-19 12:15
라지브 간디 인도 전 총리 암살 연루범, 31년만에 석방

대법, 모범적 수형 태도 등 고려해 결정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라지브 간디 전 인도 총리 암살 사건 연루범이 31년 만에 석방됐다.

19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인도 대법원은 전날 헌법 142조의 특별 권한을 발동해 간디 전 총리 암살에 연루돼 수감된 A.G. 페라리발란(50)에 대해 석방 명령을 내렸다.

대법원은 모범적인 수형 태도, 건강 상태, 감형 청원 관련 정부의 결정 지연 등을 고려해 이같이 판결했다고 밝혔다.

페라리발란은 1991년 5월 남부 타밀나두주에서 지방유세 중이던 간디 전 총리가 여성 자폭테러범에 의해 암살된 사건에 연루돼 붙잡혔다.

사건 주범은 스리랑카 무장 단체 '타밀엘람 해방 호랑이(LTTE)'로 알려졌으며, 페라리발란은 자폭에 사용된 배터리를 구매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1998년 다른 피고인 25명과 함께 사형을 선고받았다가 2014년 종신형으로 감형됐다. 수감 기간 대부분인 29년을 독방에서 보냈으며 페라리발란 외 다른 이들 6명은 아직 수감된 상태다.

라지브 간디 전 총리는 스리랑카에서 분리독립 운동을 펼치던 타밀족 반군을 무장해제키로 스리랑카 정부와 합의, 타밀족의 반발을 사 오던 중 암살됐다. 그의 지시에 따라 인도군이 스리랑카로 파견되기도 했다. 타밀족은 스리랑카 북부와 타밀나두 등에 살고 있다.

라지브 간디 전 총리는 인도 정계를 좌지우지하며 인도국민회의(INC)를 이끈 네루-간디 가문 출신이기도 하다. 외할아버지가 자와할랄 네루 총리이며 어머니 인디라 간디도 총리를 지냈다.

INC의 대변인인 란디프 수르제왈라는 이번 대법 결정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며 "전 총리 암살범이 이렇게 풀려난다면 누가 법의 권위를 인정하겠는가"라고 말했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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