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서 다시 불붙은 부르키니 논쟁…그르노블市 착용 허용
내무장관 "용납할 수 없는 도발"…지방법원에 소송 예고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프랑스에서 머리카락부터 발목까지 온몸을 가리는 수영복 '부르키니'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프랑스 남동부에 있는 도시 그르노블이 공공 수영장에서 부르키니 착용을 허용하자, 중앙 정부가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맞선 것이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은 17일(현지시간) 그르노블 시(市)가 내린 결정은 "우리의 가치에 반하는 용납할 수 없는 도발"이라며 관할 법원에 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프랑스 의회를 통과한 '이슬람 극단주의 방지법'에 따라 정부는 종교와 국가를 엄격하게 분리하는 원칙에 어긋나는 지방정부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좌파 성향의 녹색당(EELV)이 장악한 그르노블 시의회는 전날 공공 수영장에 적용해온 수영복 규정을 폐지했다.
해당 안건은 표결에 부쳐져 찬성 29표, 반대 27표, 기권 2표로 근소한 차이로 시의회를 통과했다.
지금까지는 몸에 꼭 맞는 수영복을 착용해야했지만 이제는 부르키니뿐만 아니라 남성은 해변용 반바지, 여성은 상의가 없는 수영복을 입을 수 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에리크 피올 그르노블 시장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저 여성과 남성이 원하는 대로 옷을 입을 수 있는 것"이라며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프랑스에서는 그르노블에 앞서 북서부에 있는 도시 렌이 2019년 공공 수영장에서 부르키니를 입을 수 있도록 수영복 규칙을 변경했다.
프랑스는 헌법에도 담긴 정교분리 원칙인 '라이시테'에 따라 공공기관, 공립학교 등에서 종교적 상징물 착용을 금지하고 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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