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문가들 소비충격 경고…"코로나 잡혀도 '보복소비' 없다"
저소득층 수입 감소에 소비 직격…고소득층도 불확실성에 저축 늘려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확연히 꺾여도 가장 중요한 성장 엔진인 소비에 오랜 기간 심각한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중국 관변 경제 전문가들이 경고했다.
18일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징린보 중국사회과학원 평가연구원 원장은 전날 소비 회복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장기적인 것으로서 작년부터 최근에 걸친 일련의 상황을 봤을 때 보복 소비는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보상 소비'로 불리기도 하는 '보복 소비'란 코로나 봉쇄 같은 특수한 요인으로 소비를 할 수 없던 사람들이 제약이 일단 걷히면 보상 심리에 평소보다 더 많은 소비를 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이다.
징 원장은 특히 코로나19 충격이 큰 상하이의 경우 봉쇄 기간이 길어 시민들의 심리에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면서 코로나19가 소비에 끼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중국의 '경제수도'로 불리는 상하이는 중국 최대 소비 도시이기도 하다.
상무부 산하 유통소비연구소의 둥차오 소장도 "코로나19 유행이 2년 반에 걸쳐 반복적으로 벌어져 불확실성이 커진 환경 속에서 주민들의 소비 행태가 매우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다"면서 신중한 소비 심리가 사람들 사이에 확산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둥 소장은 현재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 상황으로 가장 먼저 충격을 받은 이들은 건설 현장 노동자, 요식업·소매판매 종사자 등 중저소득층이며, 이들은 소득 대비 소비 성향이 강해 나라 전체의 소비 성향을 떨어뜨리기 쉽다고 진단했다.
둥 소장은 이어 도시 거주자의 저축 성향이 4개 분기 연속 상승했다는 인민은행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면서 "코로나19 확산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해 모두 돈을 쓰기보다는 저축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2020년 우한 사태보다 더욱 큰 규모의 감염 파도에 맞서 상하이 등 수십개 도시를 봉쇄하는 '제로 코로나' 대응에 나서면서 소비는 가장 먼저 큰 충격을 받고 있다.
4월 중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11.1%로 우한 사태의 충격이 한창이던 2020년 3월(-15.8%) 이후 가장 낮았다.
많은 중국의 경제 전문가들이 자국의 경제 성장 기여도가 가장 높은 소비의 위축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1년 내수의 중국 경제 성장 기여도는 79.1%에 달했다.
성쑹청 전 인민은행 통계국장은 16일 인터넷 매체 경제관찰망 기고에서 "2020년 우한 사태 때 산업생산과 투자 회복은 전형적 반등을 이뤄냈지만 소비 회복은 매우 느려 1년이 지나서야 예전 수준을 회복했다"며 "우한 사태 때는 사람들이 대체로 빨리 상황이 지나갈 것으로 여겼지만 현재는 코로나 확산이 계속되면서 많은 시장 주체들이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에 상하이,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40여개 도시에서 전면·부분 봉쇄가 이어지면서 중국 내 오프라인 소비는 크게 위축됐다.
수입이 줄거나 끊어져 생활고에 지출을 줄여야 하는 주민들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중산층과 부유층은 돈을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택배 등 물류망까지 심각하게 마비되면서 오프라인 소비는 물론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이용한 온라인 소비도 심각하게 제약을 받고 있다.
3월 말부터 50일 넘게 봉쇄 중인 상하이 시민들의 경우 봉쇄 초기인 3월 말이나 4월 초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주문한 물건을 아직 받아보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상황에서 알리바바와 함께 중국의 양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징둥의 1분기 실적도 저조했다.
징둥이 17일 밤 발표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의 1분기 매출 증가율은 18%로 상장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수익성도 나빠져 1분기 순손실이 30억 위안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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