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북아일랜드 협약 일방적 변경 입법 계획 발표
외무장관 "여전히 EU와 협상 통한 해결책 도출 바란다"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이 결국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의 일환인 북아일랜드 협약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법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부 장관은 17일(현지시간) 하원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트러스 장관은 이번 조치는 북아일랜드 협약을 폐기하려는 것은 아니며 영국은 국제법 준수 의무를 계속 지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에는 상품이 북아일랜드로 이동할 때 불필요한 행정 부담을 없애는 장치를 넣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국 표준에 맞춰서 제조된 상품이 북아일랜드에서 판매될 경우에 규제 장벽을 없애는 것"이라며 "새로운 이중 규제 체제에서는 기업들이 영국과 EU의 표준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트러스 장관은 영국 정부는 아일랜드섬 평화에 기반이 된 벨파스트 협정(굿 프라이데이 협정) 수호를 최우선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또 아일랜드섬에서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사이에는 지금처럼 물리적 국경이 없는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러스 장관은 한편으론 여전히 유럽연합(EU)과 협상을 통해 해결책을 찾기를 바라며, EU 측 브렉시트 협상 책임자인 마로스 세프코비치 EU 부집행위원장을 런던으로 초청했다고 말했다.
영국과 EU는 지난 몇개월간 북아일랜드 협약을 두고 평행선을 달려왔다.
영국과 EU는 브렉시트를 단행하면서 북아일랜드 협약을 체결했다. 2021년 1월 본격 발효한 브렉시트 이후에도 북아일랜드를 EU 단일시장에 남겨두는 내용이다.
북아일랜드가 영국의 일부이지만 본토 섬과는 바다로 분리돼있고 아일랜드와는 국경이 맞닿은 특수성 등을 고려한 것이다.
벨파스트 협정에서도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사이 국경을 열어두는 것이 핵심사항이기도 하다.
그러나 북아일랜드 협약에 따라 영국 본토에서 북아일랜드로 건너오는 상품이 통관과 검역을 거치게 되자 북아일랜드 연방주의자들은 본토와 사이에 새로운 장벽이 생긴 데 큰 불만을 품게 됐고 민족주의자 진영과 충돌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본인이 직접 서명한 북아일랜드 협약이 더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근거로 북아일랜드 지방의회 교착 상황을 들고 있다.
이달 초 선거에서 아일랜드 민족주의 정당인 신페인당이 사상 처음으로 제1당이 되자 연방주의자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은 북아일랜드 협약이 전면 재검토되지 않으면 신페인당과 연정을 안 하겠다고 밝혔다.
벨파스트 협정에 따르면 북아일랜드 정당들은 연정을 해야 하는데 현재 의장 선출과 행정부 구성을 못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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