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경쟁 속 중국 20차 당대회서 과학기술 관료 약진할듯"

입력 2022-05-17 17:40
"미중 경쟁 속 중국 20차 당대회서 과학기술 관료 약진할듯"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의 전략경쟁 속에서 올가을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에서 더 많은 과학기술 관료들이 약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폴슨연구소 산하 싱크탱크 매크로폴로는 지난 3일 '중국 정치에서 기술 관료들의 귀환'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20차 당대회에서 더 많은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 과학기술 관료들을 핵심 직책으로 승진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의 디커플링이 가속하는 가운데 시 주석이 향후 5년간 기술 자립을 강조하면서 약 200명 정원 공산당 중앙위원회 위원 등 요직에 더 많은 유망 분야 과학기술 관료들을 앉힐 것이라는 관측이다.

보고서는 "시 주석 치하에서 현재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역대 가장 고학력"이라며 "위원의 28%가 박사학위 소지자이고, 12%가 유학파"라고 전했다.

기술 관료들이 약진하기 시작한 것은 2017년 시 주석 집권 2기부터로, 30명의 지방 최고위 간부 승진 인사 중 17명이 STEM 분야 이력 보유자다. 시 주석 집권 1기 23명의 승진 인사 중 6명이 STEM 이력 보유자였던 것에서 대폭 늘어났다.

이는 전임 후진타오 집권기와 비교해 '극적 반전'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후 전 주석 집권 1기에는 지방 최고위직의 30%만이 기술 관료들에게 돌아갔고, 2기(2007∼2012년)에는 그나마도 14%로 더 떨어졌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후 주석 집권기 많은 지방 지도자들은 중국 역사의 암흑기로 평가받는 문화대혁명기에 청년기를 거친 이들로 STEM 분야는 고사하고 대학 교육도 받지 못한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50대 후반 관료들은 윗세대보다 저학력이었고, 그로 인해 인재 풀이 좁았기에 지도부로 승진시킬만한 능력 있는 기술 관료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장쩌민이 집권했던 1992년부터 2002년에는 지방 관리 승진의 거의 80%를 기술 관료들이 차지해 후 전 주석 집권기와 대조됐다.



인재 부족 현상은 1960년대 이후 세대 관리들이 중앙 정치로 진입하면서 완화되기 시작했다.

중국의 개혁·개방 시대에 서구의 과학과 기술을 흡수한 이들이 많아졌고, 이들이 각 분야 지도자급 연배가 되는 시점이 시 주석 집권기와 맞아떨어지면서 기술 관료들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시 주석은 마오쩌둥 시절의 슬로건인 '여우 훙 여우 좐'(又紅又?)을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치적 충성심을 갖춘 동시에 자신의 야심찬 과학 기술 어젠다를 수행할 지식을 겸비한 인재를 시 주석이 발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항공우주, 방위, 반도체 분야 인재들이 부상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과학 기술 관료들의 귀환은 20기 중앙위원회로도 이어질 전망이며 60년대 이후 세대가 중앙위원회 위원의 최소 80%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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