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소수민족 반군, 쿠데타 군부 거부…민주진영과는 밀착
군정과 휴전협정 맺은 아라칸군, 반군부 임시정부와 첫 회담
쿠데타 수장 초청 평화 회담에는 5대 소수민족 무장조직 불참
(양곤[미얀마]=연합뉴스) 이정호 통신원 = 미얀마 소수민족 무장 단체들이 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 군부에 점차 등을 돌리고 있다.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 무장단체인 아라칸군(AA)이 최근 반군부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측과 처음으로 회담했다고 현지 매체 이라와디와 미얀마 나우 등이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NUG의 진 마 아웅 외교부장관 등 고위 인사들이 AA 최고사령관인 툰 미얏 나잉 장군과 지난 16일 2시간여에 걸쳐 화상 회담을 했다.
아라칸족(라카인족) 자치를 요구하며 무장투쟁을 벌여 온 AA는 카친독립군(KIA), 카렌민족연합군(KNA), 카레니국가진보당(KNPP), 친국민전선(CNF) 등과 함께 미얀마에서 가장 강력한 소수민족 무장단체로 꼽힌다.
AA를 제외한 나머지 소수민족 무장단체는 지난해 2월 쿠데타 이후 NUG의 민간인 무장 조직인 시민방위군(PDF)과 손잡고 미얀마군에 맞서 무장투쟁을 벌이고 있지만, AA는 가담하지 않았다.
AA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끌던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문민정부 시절 2018년 12월에 미얀마군과 충돌했지만, 2020년 11월에 휴전 협정을 맺은 바 있다.
군정은 기존 소수민족 반군에 AA까지 가세할 것을 우려해 쿠데타 이후 AA를 테러단체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유화책까지 펼쳤다.
그러나 최근 라카인주에서 양측이 충돌했고, 이에 AA는 군정이 휴전협정을 파기했다며 언제든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사이가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AA가 반군부 진영을 이끄는 NUG와 처음으로 회담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AA가 반군부 진영과 손잡을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치분석가 예 툰은 자유아시아방송에 AA가 4개 소수민족 무장 단체들과 마찬가지로 쿠데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이 지난달 제안한 소수민족 평화회담에 응하지 않은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군정 평화회담 불참 및 반군부 임시정부 회담을 계기로 AA와 NUG간 협력이 이뤄진다면, 미얀마군이 대응해야 할 전선이 그만큼 넓어지면서 반군부 무장 투쟁이 더 힘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얀마 군부는 민주진영이 압승한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2월1일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잡았다.
군부의 유혈 탄압 과정에서 현재까지 1천8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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