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 北, 中서 코로나 의약품 구매 나서
소식통 "지난달 말부터 주문하고 독촉, 25일 다롄항서 운송"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는 북한이 중국에서 해열제 등 관련 의약품 구매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중국의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선양과 다롄 등 북한과 인접한 랴오닝성에서 북한 파견 기관 관계자들이 지난달 말부터 대북 무역상들을 통해 의약품을 구매하고 있다.
북한 측이 대북 무역상들에게 주문한 의약품 목록에는 해열제 등 코로나 관련 의약품뿐 아니라 진통제, 소염제, 인슐린, 당뇨 치료제, 산소 마스크, 면봉, 체온계 등 일반 의약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북 무역상은 "지난달 말부터 주문이 들어왔고, 노동절 연휴인 이달 2일과 3일에도 '빨리 구해달라'는 독촉이 왔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지난 12일 북한이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처음 공개하기 이전부터 북한 내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어 보인다.
그는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감염자들이 감기로 오인,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안 받을 수 있어 해열제 등의 의약품 판매를 엄격히 규제하기 때문에 주문받은 물량을 확보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오는 25일 다롄항에서 북한 배에 선적해 남포로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배는 북한이 중국에서 구매한 의약품들을 실어 가기 위해 보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소식통은 "중국 당국이 해열제 등 의약품 판매를 엄격히 통제하기 때문에 일반 무역상들을 통해서는 북한이 원하는 만큼의 물량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1년 6개월 만인 지난 1월 16일 운행을 재개한 북중 화물열차를 통해 북한에 들어간 물자 가운데도 각종 의약품이 대거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열차는 현재 운행이 다시 중단된 상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5일 조선노동당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협의회를 소집, 방역대책 회의를 주재하면서 코로나19 관련 의약품이 제때 유통되지 않고 있다며 인민군을 투입해 안정시키라고 특별명령을 하달했다.
지난달 말부터 전날 오후 6시까지 발생한 북한의 전국적인 유열자 총수는 121만3천550여명이며 그중 64만8천630여명이 완쾌되고 56만4천860여명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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