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총기난사범 '살해 목록'에 파키스탄계 런던 시장 포함
"칸, 영국인 권리박탈 신호"…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억만장자 소로스도 명단에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에서 총기를 난사한 범인의 살해 목표에 파키스탄계인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이 포함됐다고 영국 더 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건 피의자인 페이튼 젠드런(18)은 범행 전 자신을 백인 우월론자로 규정한 온라인 성명에서 '주목할 만한 적들' 중 한 명으로 칸 시장을 언급했다.
그는 "칸 시장은 영국에서 영국인들의 권리 박탈과 인종 교체의 공개적인 신호"라며 "파키스탄 출신의 무슬림 침략자가 영국의 심장인 런던의 대표로 앉아 있다. 백인의 재탄생에 있어 이 침략자의 제거보다 더 좋은 신호가 어딨나"라고 적었다.
파키스탄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런던에서 태어나고 자란 칸 시장은 2016년 선거에서 당선된 뒤 지난해 재선됐다. 그는 영국 역사상 첫 무슬림 시장이다.
칸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 인종차별이 더 심해졌다고 말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를 '완전한 패배자'라고 부르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칸 시장에 대한 젠드런의 이 같은 주장은 다른 테러에도 영향을 준 음모론인 '대전환론'(The Great Replacement)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프랑스 소설가 르노 카뮈(75)가 주장한 대전환론은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극소수의 권력 집단이 더 많은 자녀를 낳는 아프리카와 중동의 이민자들을 유럽에 유입시켜 백인들을 몰아낼 것이라는 내용이다.
젠드런은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억만장자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도 공격 명단에 올렸다. 소로스는 반유대주의와 음모론에서 빠지지 않는 공격 목표다.
또한 젠드런은 자신의 백인 우월론과 인종차별 사상을 정당화하기 위해 유럽 여성들을 집단 성폭행한 영국의 무슬림 성매매 조직폭력단 '그루밍 갱'(grooming gangs)의 예를 들었다.
앞서 젠드런은 14일 뉴욕주 버펄로의 한 슈퍼마켓에서 총기를 난사해 10명을 살해하고 3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피해자 중 사망자는 모두 흑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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