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의회, 폭발음 개의치 않고 공항 격납고서 대통령 선출(종합)

입력 2022-05-16 03:04
수정 2022-05-16 16:54
소말리아 의회, 폭발음 개의치 않고 공항 격납고서 대통령 선출(종합)

1차 투표에서 전현직 대통령, 주지사 등 4명 후보군으로 압축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소말리아 의회가 15일(현지시간) 수도 모가디슈의 공항 격납고에 모여 이슬람 급진 무장단체 공격에 대비해 바리케이드를 친 채 인근의 폭발음에도 개의치 않고 대통령을 선출하는 표결에 들어갔다고 로이터,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대선은 월요일인 16일까지 모가디슈에 통행금지령 내려진 가운데 의원 수백 명이 참여하는 간접 선거 방식으로 치러졌다. 항공편 운항도 이날 취소됐다고 한 관리가 익명으로 AFP에 밝혔다.

대선 후보 수는 당초 등록한 39명에서 중도 사퇴자를 제외한 36명이다.

모하메드 압둘라히 모하메드 현직 대통령이 재선을 노리지만, 전문가들은 그가 지난달 의회 선거에서 패배해 승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대신 전직 대통령인 하산 셰이크 모하무드(2012∼2017)와 반(半) 자치지역인 푼틀란드 주지사인 사이드 압둘라히 데니가 유력한 후보군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후보군에는 유일하게 여성인 전직 외무장관 파우지아 유수프 애덤도 포함됐으나 국외자로 여겨진다.

1차 선거 결과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데니 주지사를 비롯해 모하메드 현 대통령, 모하무드 전 대통령, 하산 알리 카이레 전 총리 등 4명의 후보군으로 압축됐다.

상·하원 의원의 3분의 2인 219표 이상을 얻어야 당선이 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아프리카연합(AU) 평화유지군이 투표 장소 바깥에서 삼엄한 경비를 서는 가운데 투표는 이날 밤까지 최대 세 차례 정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3차 투표에선 과반 득표자가 당선인이 된다.



이날 공항 근처에선 박격포탄으로 같은 3차례의 폭발음이 들렸으나 의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투표에 임했다.

앞서 후보들은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의 테러, 인플레이션, 40년 만에 최악인 가뭄 등에 관한 대책 마련을 정견으로 제시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번 달에 대선이 예정대로 치러져야 3개년에 걸쳐 4억 달러(5천136억 원)의 구제금융 지원을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반 국민은 과거 부패와 분쟁을 해결하는 데 큰 성과가 없었던 낯익은 인물들이 나온 데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소말리아 대선은 대통령 임기가 지난해 2월 끝났음에도 정쟁과 테러, 부정부패 등으로 계속 연기돼왔다.

소말리아는 1991년 이후 내전으로 나라가 쪼개졌음에도 불구하고 2000년 이후부터는 4년마다 상대적으로 평화로운 정권 교체를 이뤄왔다.

다만 광범위한 치안 불안 때문에 인구 약 1천500만 명을 대상으로 한 1인1표제 대통령 직접 선거는 50년 넘게 불가능한 상황이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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