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젤렌스키 "다음 유로비전은 마리우폴에서"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우크라이나 밴드의 '유로비전 2022' 우승에 고무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군의 손에 거의 넘어간 마리우폴에서 언젠가 이 대회를 열겠다며 강력한 영토 회복 의지를 내비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우리의 용기는 세계를 감명시켰고 우리의 음악은 유럽을 지배했다"며 "내년에는 우크라이나가 유로비전을 개최할 것"이라고 썼다.
그는 이어 "언젠가 유로비전 참가자와 손님들이 마리우폴에서 대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리우폴은 러시아군에 의해 포위된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로, 이곳에서 민간인 최대 2만여 명이 살해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위성 사진을 통해 최소 3개 이상의 집단 매장지의 존재가 확인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는 마리우폴 학살 보고 등을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유엔 인권이사회에 특별회의 소집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런 마리우폴에서 유럽 최대 유럽 팝 음악 축제인 유로비전을 개최하겠다는 것은 이곳을 반드시 수복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특히 러시아가 제2의 도시인 하르키우 등에서 퇴각하고, 러시아군이 전체 병력의 3분의 1가량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은 대러시아 항전 의지를 북돋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전날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유로비전 2022' 결선에서는 우크라이나 서부 칼루시에서 결성된 6인조 남성 밴드 '칼루시 오케스트라'가 24개 경쟁팀을 제치고 대상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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