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싱크탱크 "러 도하작전 실패에 자국 군사 블로거들도 비판"

입력 2022-05-15 13:53
미 싱크탱크 "러 도하작전 실패에 자국 군사 블로거들도 비판"

"러 군, 통신선 확보 위해 보우찬스크 일대 사수 노력 계속할 것"



(서울=연합뉴스) 안희 기자 = 러시아군이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도하 작전 중 포격으로 대대급 병력이 거의 전멸한 사건이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도 실망감을 드러낼 정도로 후폭풍을 낳고 있다고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가 지적했다.

ISW는 14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러시아군이 이 사건으로 대대급 병력을 잃은 사실은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에게도 큰 충격을 줬고, 전례 없이 블로그에 러시아군의 무능을 비판하는 글을 쓰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은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러시아군을 응원해 왔지만 이번엔 러시아군이 전쟁의 경험에서 배우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고 ISW는 전했다.

러시아군은 지난 11일 우크라이나 동부 시베르스키도네츠강을 건너다 우크라이나의 집중된 포격으로 73대의 탱크와 장갑차, 1천∼1천500명의 병력을 잃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보고서는 이 사건이 러시아군이 집중 공략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리시찬스크와 시베르스키도네츠크 지역을 북부 지역으로부터 고립시키려는 러시아군의 계획에 심각한 차질을 줬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로 인해 러시아군은 리시찬스크와 시베르스키도네츠크 지역에 대한 진격을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막대한 전력 손실을 내고 끝난 러시아군의 도하 시도는 중대한 전술 부족을 드러낸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당시 인공위성 사진을 보면 러시아군은 강의 양쪽 끝에 뭉쳐 있다가 우크라이나군의 집중 포격에 고스란히 노출된 것으로 파악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도하 작전을 했던 74 차량화소총여단은 지난 3월 체르니우에서 동일한 작전을 차질 없이 했던 부대인데, 2개월 사이 우크라이나의 포병 역량이 개선된 점을 몰랐다는 건 지휘부가 무능하거나 부대를 통제할 수 없었다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군은 동부 하르키우에서 퇴각하고 있지만 80㎞ 떨어진 보우찬스크와 돈바스의 관문 격인 이지움, 그리고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까지의 지하통신선을 확보하기 위해서 보우찬스크 일대 전선을 사수하려고 할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ISW는 예상했다.

이 지역은 지형상 공세를 막아내는 데 유리할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이 예상되는 이지움에 보급선을 대기 위해서도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봤다.

또, 보우찬스크로 이어질 고속도로를 차단하는 방안 등을 러시아군이 지속해서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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