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건강] 명치 쪽 오른쪽 윗배 '콕콕', 담석이 보내는 신호
이상협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담석, 증상 없으면 치료할 필요 없어"
"담낭 아닌 담관에 있다면 상황 달라…크기·개수 무관하게 빨리 치료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서구화된 식습관이 일반화되면서 흔히 쓸개로 불리는 담낭 안에 '돌'이 생기는 담석증을 앓는 환자가 늘고 있다.
소화불량과 함께 명치 끝, 오른쪽 윗배 부분에서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이 지속된다면 담석증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게 좋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담석증은 담낭, 담낭관, 담관 등에 '담석'으로 불리는 돌이 생기는 질환이다. 담낭은 간에서 만들어진 소화액인 담즙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내보내는 저장고이고, 담관은 이 담즙이 이동하는 통로다.
담석은 담즙의 성분이 뭉쳐지거나, 콜레스테롤이 뭉쳐서 발생한다. 담즙의 특정 성분이 뭉친 것이므로 별다른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담석이 담낭 안에 있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심한 통증이 있거나, 담석이 생긴 위치가 담관이라면 상황이 좀 다르다.
담석으로 인한 통증은 담낭과 담관을 이어주는 담낭관에 담석이 걸리거나, 담석이 급성 담낭염이나 급성 담관염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때 생긴다.
심한 통증 외에도 별다른 원인이 없는 '애매한' 소화불량도 담석증으로 인한 증상일 수 있다. 담석이 담낭 입구를 막으면 담낭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배가 답답하고 소화도 안 되는 것처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담석증으로 인한 증상을 역류성 식도염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잦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역류성 식도염은 야간에 증상이 심해지거나 신물이 넘어올 때 물을 한잔 마시면 조금 좋아지는 듯한 느낌을 받지만, 담석증은 한번 증상이 발생하면 수 시간 동안 배가 부푼 듯 아프고 소화도 안 되는 게 다른 점이다.
이상협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환자 중에는 역류성 식도염 진단을 받고 몇 개월 동안 치료를 해도 안 나았다가 결국 담석증으로 파악된 경우가 있다"며 "통증 이외에 설명하기 어려운 비특이적 소화불량이 나타날 경우 담석증을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대부분 소화불량이 동반된 상태에서 복통이 생기고 한번 발생하면 수 시간 동안 지속될 때, 그리고 통증이 주로 명치와 오른쪽 윗배에 국한됐다면 담석에 의한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며 "옆구리가 같이 아픈 경우는 드물고 췌장염이 같이 있으면 등도 아플 수 있다"고 말했다.
담석의 치료는 생긴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담낭에 있는 돌은 증상이 없으면 치료할 필요가 없다. 담석이 담낭에 있는 환자 중에서는 약 15%에서만 문제가 생긴다. 담석으로 인한 담석 산통, 급성 담낭염, 급성 담관염, 급성 췌장염 등이 발생했다면 담낭절제술 등으로 치료하면 된다.
반면 담즙이 이동하는 통로인 담관에 생긴 담석은 그냥 방치해선 안 된다. 수술 없이 내시경 시술로 제거할 수 있다.
이 교수는 "담관에 있는 담석은 90% 이상 증상을 일으키고 증상이 한 번 발생하면 황달이나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담관에 생긴 담석은 크기, 개수와 무관하게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jand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