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라기공원 랩터 모델인 데이노니쿠스 화석 160억원에 낙찰
12일 크리스티 경매서 낙찰… 고생물 화석 상업적 판매 두고 논란도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영화 '쥬라기공원' 시리즈에 등장해 유명해진 공룡 '랩터'의 실제 모델인 '데이노니쿠스'(Deinonychus antirrhopus)의 화석이 12일(현지시간) 크리스티 경매에서 1천240만 달러(159억 원)에 팔렸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데이노니쿠스 화석이 공개 경매에서 거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공룡은 쥬라기공원이 개봉해 인지도가 아주 높아진 공룡 중 하나다. 영화에 등장하는 랩터는 벨로키랍토르(Velociraptor)를 뜻하는데, 랩터가 보여준 영악한 사냥 기술은 친척뻘인 데이노니쿠스의 사냥 습성을 본뜬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경매에 나온 뼈대는 약 1억1천만년 전 백악기 초기의 것으로 추정되는데 약 10년 전 몬태나주에서 독학한 부부 고생물학자 잭과 로버타 오언에 의해 발굴됐다.
뼈대는 126개의 진짜 뼈와 두개골 등 일부 복원된 뼈로 구성돼 있다.
잭 오언은 NYT에 "과거 일하던 목장에서 주인과 화석을 발굴해 수익을 나누기로 계약을 맺었고 앞서 두 마리의 다른 동물의 화석을 발견했던 지역에서 데이노니쿠스의 뼛조각의 일부를 처음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와 함께 수술용 메스와 칫솔과 같은 도구를 사용해 조심스럽게 표본을 수집했다"며 "우리는 그 공룡을 만져본 유일한 사람이었고 그 경험은 값으로 따질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뼈대는 이후 화석을 거래하는 상업적인 고생물학자 등 몇 명의 주인을 거쳐 크리스티 경매에 나왔으며 최종 소유자가 누구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크리스티는 이 화석이 당초 추정된 판매가인 600만 달러(77억 원)의 배가 넘는 가격에 낙찰됐다고 설명했다.
공룡 화석의 상업적 판매는 고생물학계 안팎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1997년 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화석이 836만 달러(107억 원)에 팔리면서 수면 위로 떠 올랐고 이후 이 공룡의 또 다른 화석이 최고 예상가 800만 달러(103억)의 4배에 가까운 3천180만 달러(408억 원)에 팔리면서 증폭됐다.
일부 고생물학자는 화석의 값이 공공기관이 구매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져 개인에게 흘러 들어가면 유실 가능성이 커진다면서 경매를 반대한다.
반면 발굴에 대한 대가가 지급되지 않으면 화석이 아예 땅 밖으로 나오지 못할 것이라면서 상업적 매매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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