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주 지났어도 걸을 수 없다"…뉴질랜드서 코로나 후유증 속출

입력 2022-05-13 14:41
"11주 지났어도 걸을 수 없다"…뉴질랜드서 코로나 후유증 속출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뉴질랜드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고 나서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도 후유증으로 걸을 수 없거나 음식 맛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고 뉴질랜드 매체가 13일 보도했다.

텔레비전 뉴질랜드(TVNZ) 1뉴스는 이날 코로나19 감염 후 오랜 시간 지속되는 후유증을 지칭하는 장기 코로나19로 웰링턴에서 사는 여성 스테이시 킹은 머리가 멍할 뿐 아니라 피로감과 통증, 손과 다리에 지속적인 신경 장애 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킹은 1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감염 후 11주가 지났는데도 아직 공식적으로 자신의 증상이 코로나바이러스와 연관이 있다는 진단은 안 나왔다"며 "그러나 감염 5일째 되는 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걸을 수 없다.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감염 13일째 되는 날 병원에 입원해 검사를 받았는데 기능성 보행 장애라는 진단이 나왔다며 병원에서는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했으나 자신은 코로나19 때문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뉴질랜드 북섬 호크스베이에 사는 여성 찰리 웨비도 장기 코로나19로 고생하고 있다며 지난 2020년 2월 영국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 음식 맛을 보거나 냄새를 맡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로 특별히 몸이 아프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어느 날 아침 일어났을 때 음식 맛을 볼 수도 없었고 냄새를 맡을 수도 없었다며 "며칠 가면 낫겠지 생각했던 게 이제 2년이 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처음에는 설탕과 소금의 차이도 알 수 없고 고춧가루와 겨잣가루도 먹을 수 있고 비누도 핥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3개월쯤 지난 뒤에는 단 것과 짠 것은 구별할 수 있게 됐지만 다른 맛은 여전히 느낄 수 없고 냄새도 맡을 수 없다며 "어떤 것은 냄새를 맡을 수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맡을 수 없게 돼 버린다. 요즘은 먹는 것도 재미가 없다"고 말했다.

장기 코로나19에 대해 연구하는 오클랜드 대학의 안나 브룩스 박사는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이야기들은 불행히도 너무 많이 들었다며 장기 코로나19에 대한 연구를 시급한 과제로 생각하지 않는 것은 큰 실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 코로나19로도 불리는 코로나19 후유증은 기력 저하, 가쁜 호흡, 오래 지속되는 기침, 두통, 관절통, 근육 쇠약, 두근거림, 우울증, 미각이나 후각 변화, 수면 장애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질랜드에서는 이날 코로나19 지역사회 신규 감염 사례가 7천441건 나와 전날보다 2천여 건 줄어들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누적 사망자 수는 이날 29명이 추가되면서 940명으로 늘어났다.

k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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